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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부각되는 부분은 인명 사고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근로자 1만명당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비율인 '사고사망 만인율'은 1.57(2024년 기준)로 일본(0.59), 영국(0.18)보다 높다. 지난해 중대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589명) 중 건설업의 비율은 46.9%(276명)에 달한다는 정부 조사도 있다.
대중들에게 회자되는 사고는 성수대교 붕괴(1994년)와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등이 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로 인해 시민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삼풍백화점 붕괴는 더욱 참혹하다.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 붕괴 사고의 공통점은 부실 시공이다.
그러나 건설 현장에서 발생되는 사망자는 꼭 건설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근로자들의 부주의도 한몫한다.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도 건설업계, 건설 관련 단체, 정부가 캠페인 등을 통해 '안전제일'을 강조하고 있다.
국토부가 장마 등 다가오는 우기철을 앞두고 오는 7월 17일까지 건설현장 안전사고 및 부실시공 예방을 위한 일제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점검 대상은 집중호우에 취약한 굴착공사 등이 진행 중인 도로·철도·아파트·하천공사 등 1915개 건설현장이다.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잇달아 현장 안전점검에 나서며,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및 건설업계의 노력과 다르게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근로자들이 발생되고 있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안전불감증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이는 사고 발생 시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추락사고다. 추락사고는 전체 건설사고 중 55.6%(국토교통부 기준)에 달하는데, 안전대부착설비 미설치, 안전고리 미체결, 안전대 미착용 등 단순 부주의가 추락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공사장 화재는 2732건으로 집계됐다. 원인별로 보면 부주의가 2049건(75%)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1분기 건설현장 사망사고 38건 중 작업자 부주의가 34.2%로 나타났고, 안전장비 미착용 또는 착용 불량(10.5%)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비율도 높은 편이다. 근로자가 안전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하는 이유다.
근로자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사고를 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위험한 일을 하는 작업자일수록 안전수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를 지키기 않는다면 근로자 본인이 다짐한 안전제일과 함께 정부와 건설업계의 노력도 허사가 될 수 있다.
안전수칙은 나에게만 적용해선 안 된다. 동료들이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를 제대로 지킨다면, 건설현장의 사상자 발생은 크게 줄일 수 있다.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말은 흔하다. 누구나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수긍한다. 이젠 건설 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도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