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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 종전 MOU 검토…이란 경제난 속 미군기지 피해도 장기전 부담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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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07. 08:45

미·이란, 전쟁 종료 뒤 30일간 협상 틀 조율
NYT "미국 봉쇄, 이란 석유 저장 압박"…노후 유전 폐쇄 위험 부상
WP "이란 공격, 미군기지 구조물·장비 228개 피해"...미국도 장기전 부담
Iran War
이란 시민들이 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대형 초상화가 그려진 표지판 앞을 지나고 있다./AP·연합
이란이 미국의 1쪽짜리 14개항 종전 양해각서(MOU)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고, 문안은 전쟁 종료 선언 뒤 30일간 핵농축 유예,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논의하는 협상 틀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해상 봉쇄가 이란 석유 수출과 저장 능력을 압박해 이란의 합의 검토 유인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봉쇄가 지속되면 석유 저장 공간이 수주 내 한계에 이를 수 있고, 일부 노후 유정은 재가동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 공격으로 미군기지 구조물·장비 최소 228개가 피해를 봤다고 보도해, 미국에도 장기전 부담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이란 협상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이 4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호텔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중재 하에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TV 화면을 캡처한 사진./EPA·연합
◇ 미·이란, 14개항 종전 MOU 조율…우라늄 농축 유예 12~15년 논의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CNN방송 등을 종합하면, 협상 중인 MOU는 최종 합의가 아니라 전쟁 종료 선언과 30일간 세부 협상의 출발점으로 설계된 문서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일시 유예(모라토리엄),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 및 수십억 달러 규모 동결 자금 단계적 해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점진적 해제,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점진적 해제 등 14개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핵농축 모라토리엄 기간을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최소 12년, 유력 합의점은 15년이라고 전했다. 당초 미국이 20년을 요구하고, 이란이 5년으로 응수한 데서 절충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MOU 초안에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전쟁 종식' 문구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공영방송 PBS 인터뷰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으로 보내게 된다"고 말했으나, 악시오스는 미국 반출이 논의 중인 선택지 중 하나라고 전했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미국으로의 이전에는 반대한다고 보도해 확정 여부는 불분명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제안을 검토 중이며 입장이 정리되면 파키스탄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에브라힘 레자에이 이란 의회 외교안보위원회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악시오스 보도를 "미국의 희망사항 목록"이라고 일축했다.

미국 관리들은 악시오스에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보안상 은신 중이어서 모든 메시지가 그에게 전달됐다가 돌아오는 물리적 과정 때문에 협상 속도가 제약된다면서 이란 측 응답이 24~48시간 내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아직 합의는 없다(no deal yet)"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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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함(CVN 77)이 3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를 항해하는 모습으로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 공보실이 5일 공개한 사진이다./AFP·연합
◇ NYT "미국 봉쇄, 이란 석유 저장 압박"…노후 유전 폐쇄 위험 부상

NYT는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란의 석유 산업에 가하는 압박이 이란의 합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봉쇄 전 이란 석유 수출의 98%가 호르무즈를 통해 나갔으나, 4월 13일 봉쇄 개시 이후 이란산 유조선은 단 한 척도 해협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이란은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데, 수출용 물량이 육상 1억2000만 배럴과 유조선 3200만 배럴 규모의 저장 공간을 빠르게 채우고 있다.

해양 데이터 업체 크플러(Kpler)의 호마윤 팔락샤히 석유분석 책임자는 NYT에 봉쇄가 유지되면 25~30일 안에 저장 공간이 바닥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석유부 관리는 40~45일로 추산하면서, 이미 일부 유전에서 생산 감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저장 공간이 모두 차면 일부 유전을 폐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란 석유부 관리는 노후 유정의 경우 재가동이 불가능할 수 있어, 이란 에너지 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튀르키예·파키스탄을 통한 육상 운송, 러시아를 통한 카스피해 경유 수입, 중국-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 연결 철도 등 대체 경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 경로들이 페르시아만 항구를 통한 석유 수출을 대체할 수 없다고 NYT는 짚었다.

봉쇄 전 이란 수출입의 70%를 처리하던 남부 항구 이용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통화 리알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상승률은 사상 최고치인 60%를 기록 중이며 최소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란 상공회의소의 하미드 호세이니 에너지위원회 위원은 NYT에 "해상 봉쇄는 전쟁보다도 훨씬 심각한 위협이며, 현재 교착 상태는 반드시 깨져야 한다"고 밝혔다.

미군 조기경보통제기
3월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AWACS)./AFP·연합
◇ WP "이란 공격, 미군기지 구조물·장비 228개 피해"…요격미사일 재고, 소진

WP는 이란 국영 매체가 공개한 위성사진 109장을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위성사진과 대조 검증한 결과,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 15곳에서 격납고·막사·연료 저장시설·항공기·레이더·통신·방공 장비 등 구조물 217개와 장비 11개 등 최소 228개 구조물·장비를 파괴하거나 손상시킨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집계가 이용 가능한 위성사진에 근거한 부분 집계라며 미국 정부를 최대 고객으로 둔 상업 위성사진업체 밴터(Vantor)와 플래닛(Planet)이 미국 정부 요청에 따라 영상 공개를 제한하고 있어 실제 피해 규모가 공식 발표보다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추산에 따르면 미군은 개전 후 4월 8일까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미사일 190발(개전 전 재고의 53%)을,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1060발(43%)을 각각 소진했다.

WP의 분석을 검토한 마크 캔시언 해병대 예비역 대령 겸 CSIS 선임고문은 "이란의 공격은 정밀했고 빗나간 탄착점이 없었다"며 미군이 이란의 표적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피해가 미국의 이란 폭격 능력을 중대하게 제한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고 WP는 전했다.

켈리 그리코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WP에 미군의 전략이 "이란의 고정 미군 시설에 대한 사전 표적 정보의 깊이를 과소평가했다"면서 이란이 소형 일회용 공격 드론을 광범위하게 활용한 현대 드론전에 미군이 충분히 적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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