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 동맹보다 아시아 우선 정책 필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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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나 전략적 관계 강화를 제안했다. 호주 ABC뉴스는 앨버니지 총리가 이에 환영하는 입장을 표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맬컴 데이비스 호주 전략 정책연구소(ASPI) 선임 연구원은 이런 동향을 두고 "유럽이 미국에 맞서 동맹국들과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이 자체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국방비를 증액하고 역량을 신속히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EU와 호주의 새로운 동맹은 호주, 미국, 영국이 상호 간 국방 협력 강화를 위해 2021년 체결한 오커스(AUKUS) 협정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호주의 국방 역량을 다각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데이비스 연구원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월 유럽에 대해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지 말라고 한 연설을 언급하며 "유럽의 안보에 대한 자체적인 노력에 불을 지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비슷한 민주적 가치를 지닌 국가들과 연대하려 한다"면서 "호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더 코롤레프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국제정치학 선임 강사는 "유럽과의 국방 협정은 호주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호주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의 관계 유지와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번 제안으로 유럽이 호주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러시아에 대한 단일 전선이 무너지고 미국의 지원 없이는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코롤레프 강사는 "호주가 유럽과 협력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국방 협정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존 블랙 그랜드 호주국립대학교 국제안보정보학 교수는 "프랑스와 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과의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독일 또한 아시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전략적 파트너십은 호주와 유럽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의 동맹 강화는 호주가 유럽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전쟁에 휘말리기보다는 전쟁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