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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젝-그랩 합병설에 인니 오토바이 기사들 전국서 반대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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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5. 21. 15:38

Indonesia Protest <YONHAP NO-4635> (AP)
2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차량 공유·배달 서비스 플랫폼 고토와 그랩의 오토바이 운전기사들의 모습/AP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차량 공유·배달 서비스 플랫폼 고토(GoTo)와 그랩(Grab)의 합병설에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 운전기사들이 합병 반대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1일 로이터통신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고토의 차량공유·배달서비스 고젝과 그랩 소속 오토바이 기사들이 오토바이와 함께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고젝·그랩 기사들의 상징이자 근무복인 초록색 재킷과 헬멧을 쓰고 시위에 참가했다. 수도 자카르타의 대통령궁·국회의사·교통부 청사 인근에는 수백 명의 기사들이 몰렸고, 수라바야·반둥 등 주요 도시에서도 동시에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하루 평균 10~12시간 일하지만 평균 소득은 10만~15만 루피아(약 88500원~1만3000원)에 불과하다"며 사측의 불공정하고 착취적인 정책을 비판했다.

라덴 이군 위짝소노 온라인오토바이기사협회 회장은 "현행 규정상 플랫폼 회사가 수수료로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은 요금의 최대 20%까지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을 가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규정에는 위반 시 제재 조항이 없고, 정부는 기업들에 늘 관대하게 대처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운전자들이 요금의 90%는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자카르타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기사인 수나르디씨는 "회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할인 요금을 제공하면서 기사들의 수입이 더욱 줄었다"고 비판했다. 기사들은 고토그룹의 고젝과 그랩의 합병이 독점을 초래하고 기사들의 일자리 감소,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요금 정책 등을 만들어낼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두디 푸르와간디 인도네시아 교통부 장관은 회사 측과 회담을 가진 뒤, 기사들이 제기한 수수료 문제를 인정하며 현재 관련 제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랩과 고토 측은 정부 규정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토의 자회사인 고젝은 310만명 이상의 오토바이 기사를 보유하고 있고,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과 함께 수년간 인도네시아 승차공유·배달 시장을 지배해왔다.

고토는 인도네시아 토종 테크기업으로 차량공유업체 고젝과 전자상거래업체 토코피디아가 합병해 탄생했다. 실적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던 고토는 토코피디아 지분 75%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틱톡(TikTok)에 넘겼다. 최근에는 그랩이 올해 2분기 안에 고토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고토와 고젝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두 회사는 동남아 차량 호출 시장의 약 85%를 점유하는 '거대 기업'으로 재편되고, 시장 규모는 80억 달러(11조 102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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