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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베트남정부공보와 뚜오이쩨·라오동(노동)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최근 밀수·위조상품에 대한 단속에 나서며 그간 모조품을 판매해오던 업체들이 대거 적발되고 있다.
베트남에선 나이키· 아디다스·MLB·노스페이스 등은 물론 샤넬·루이비통·구찌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들의 모조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시장에서도 이런 모조품들이 버젓이 팔리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나 한인지역에는 아예 이런 제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짝퉁샵'·'이미테이션샵'이 성행하고 있다. 일부 관광객들에게는 이런 업체들이 아예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고 업체들 역시 "한국으로도 배송이 가능하다"며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호치민시·다낭·냐짱(나트랑)·하노이의 '짝퉁샵'들은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하노이시·다낭시·호치민시 등 주요 도시에선 '짝퉁시장'으로 유명한 현지 시장들은 물론 한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위조품을 판매하던 업체들도 대거 적발됐다.
다낭에서 이런 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본지에 "단속을 하더라도 사전에 귀띔을 하거나 형식적으로 하는 것에 그쳤는데 이번엔 정말 '얄짤없이' 단속했다. 사전에 단속 조짐을 알고 몰래 영업하던 곳까지도 적발됐다"며 "중앙정부가 눈을 부릅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수기인데다 한국 관광객들도 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는데 제품 압수까지 당해 힘들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런 위조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유통된다. 미국의 우려 해소와 함께 중국을 겨냥하게 되는 조치인 셈이다.
하노이 한인지역에 위치한 짝퉁샵들 역시 이번 주말께부터 줄줄이 문을 닫았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대대적인 단속에 이 지역의 모든 짝퉁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다"며 "'짝퉁시장'으로 유명한 호치민시의 사이공스퀘어가 단속 때문에 하루정도 영업을 중단했다더라 이런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하노이에서 가게들이 2~3일 넘게 문을 싹 닫는 것은 거의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매장에선 당국의 단속이 없는 틈을 타 매장 내 제품들을 빼내거나 매장을 비우기도 했다.
베트남 세관 역시 사이공항을 통해 들어오던 약 170억동(약 9억원) 상당의 휴고 보스·아르마니 등 유명 브랜드의 위조 상품을 적발했다. 국회에서도 위조품이 버젓이 팔리는 현지 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응우옌 티 투 응우옛 국회의원은 특정 시장명을 언급하며 "짝퉁 단속이 시작되자 이 시장 전체가 문을 닫았다. (당국의) 시장 관리 역할이 어떻길래 한 시장 전체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짝퉁을 판매하느냐"고 질타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베트남은 중국산 위조품·베트남을 거친 중국산 제품의 우회수출과 지적재산권 침해 등 미국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사안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공산당 전위조직인 조국전선과 성·시 당 위원회에까지 "밀수·위조상품·무역 사기와 지적 재산권 침해에 맞서는 '전국적 캠페인'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베트남은 다음달 15일까지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밀수·위조 상품·무역사기·지적재산권 침해를 퇴치·예방하기 위한 대규모 '총력전'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