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개국 수출…글로벌 점유율 확대 시동
반도전·XLPE 앞세운 패키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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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화학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전신은 석유화학 전문기업 한화케미칼이다. 지난 2020년 태양광 제품 제조기업 한화큐셀엔드첨단소재와 합병한 후에도 케미칼 사업부문을 운영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지속된 업황 둔화로 케미칼 부문 적자가 지속되자, 한화솔루션은 고부가가치 와이어·케이블 소재를 구원투수로 지목했다. 올해 초 케미칼 부문에서 해당 사업을 분리해 부문으로 격상하는 등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한화솔루션 W&C 사업의 핵심 제품은 '반도전 컴파운드'다. 케이블 내 전기장을 고르게 분포시켜 안전과 성능을 높이는 소재다. 특히 E/HV(초고압·고압)급 제품의 경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에선 시장 규모를 연간 5만7000톤(MT)으로 파악하며 연평균 10%의 고성장을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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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은 자체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EBA를 원재료로 투입해 품질과 생산 효율을 높있다. EBA는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과 부틸아크릴레이트이라는 성분을 혼합한 플라스틱 종류의 고분자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EBA 상업화에 성공했고, EBA를 적용한 초고압케이블용 반도전 소재 제조 기술로 국가기술표준원의 신기술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독자 공정 기술로 외부 이물 유입을 차단해 높은 청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케이블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순도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기술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1981년 W&C 사업을 본격 시작했으며, 1991년 132kV급 초고압케이블의 절연 소재 XLPE를 국내 최초로 생산한 바 있다. 현재는 기존 XLPE를 개량해 성능을 높인 차세대 초고압급 소재 'SEHV'와 해저 특수 규격에 맞춰 자체 개발한 해저케이블용 특화 소재 'CLNS' 등을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XLPE와 반도전 생산능력이 글로벌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5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W&C 부문은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직원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향후 XLPE와 E/HV급 반도전을 패키지로 묶어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