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한마음과학원 국제심포지엄...‘마음공부와 치유, 초고령화 속 선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531010016218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5. 31. 16:53

혜수스님 "대행선사, 한마음과학 중요성 늘 강조"
케너스 펑 토론토대 교수, 최훈동 교수 등 논문 발표
초고령화 시대 한마음선원의 역할과 노력 등 소개
clip20250531145806
31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에서 열린 '2025 한마음과학 국제심포지엄'. 케너스 펑 교수의 주제 발표 모습./사진=황의중 기자
불교의 마음공부와 치유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조명하고, 초고령화 사회 속 한마음선원의 역할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마음선원 산하 한마음과학원은 31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에서 '현대사회에서의 마음공부와 치유'를 주제로 '2025 한마음과학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국제심포지엄은 한마음선원 스님들과 마음공부에 관심 있는 재가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음공부와 치유에 관한 전문 연구논문들이 소개됐다. 케너스 펑 토론토대 교수는 '수용전념치료와 불교-융합과 분화'를, 최훈동 서울대 의과대학 겸임교수는 '마음공부와 자기 치유- 붓다의 깨달음을 중심으로'를, 김주현 강원대 간호대 명예교수는 '고령화사회 노인 관련 이슈와 대처방안'을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최명희 경북대 강사, 이준엽 약산에 한방병원장, 김준형 오산대 평생교육원 외래교수가 참여했다.

한마음선원 재단 이사장 혜수스님은 환영사에서 "대행선사께서는 물질계의 50%와 정신계의 50%가 함께 작용해야 모든 것이 원만하게 돌아갈 수 있음을 일깨워 주기 위해 한마음과학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했다"며 "살아가기 점점 힘들어지는 현대사회에서 자기 치유에 대한 연구와 함께 실천을 통한 대처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선원에 초창기부터 나오신 신도분들이 연세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생각하게 된다"며 "오늘 발표 중에는 고령화 시대에 많은 인구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것에 대한 연구도 있다. 이러한 연구는 선원의 관심사기도 하다"며 지지의 뜻을 전했다.

첫 번째 발제자 케너스 펑 교수는 수용전념치료(ACT·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를 불교의 마음공부와 연결해서 소개했다.

펑 교수에 따르면 수용전념치료는 '고통'에 주묵한다. 그는 "이 이론은 고통을 느끼는 자기를 맥락적으로 조망하고, 생각과 감정, 신체적 불편함, 과거의 고통, 미래의 불안 등의 내적 경험을 통제하지 않고 수용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향해 행동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펑 교수는 틱낫한 스님의 'A는 A가 아니고 B는 B가 아니라 A는 B일 수 있다'를 인용하며 "자아와 무아는 서로 완전히 개별적으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 상호작용을 한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마음속에서는 여러 가지를 연결하고 있다. 생각들은 우리에게 자주 들러붙는다. 우리는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현실이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탈융합을 하면 생각과 현실을 구분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펑 교수는 캐나다 우울증 환자의 사례를 들었다. 통제적이고 학대적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여성이 어머니에게 분노를 표하고자 했지만, 펑 교수는 화의 에너지를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는 쪽으로 돌리도록 유도했다.

펑 교수는 "수용전념 치료의 장점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쉽게 공유가 가능하다"면서 "수용전념치료는 내담자와 상담자 모두가 '같이 산을 오른다'고 표현한다. 서로를 가이드하면서 산을 올라야 하는 여정과 같다"고 덧붙였다.

최훈동 서울대 의대 겸임교수는 "마음공부와 자기 치유는 동전의 앞뒷면"이라며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결국 치유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최훈동 교수는 쌍윳따·맛지마 니까야를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니까야 질병의 경에서는 신체적으로는 100년간 신체적으로 건강할 수 있어도 번노기 멸진된 아라한이 되기까지는 100년이 되어도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붓다는 진단했다.

최 교수는 "마음공부와 자기 치유의 목표는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을 연민하고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라며 "마음공부와 자기 치유는 자신과 대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괴로움은 삶에서 벌어진 일 때문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해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믿는 데서 생긴다. 마음공부는 스스로 왜곡시킨 현실을 자각하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돌려 놓아 마음을 자유롭고 평화롭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무아(無我) 체험을 위한 간단한 팁도 전했다. 그는 "화났을 때 숨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무아를 깨달을 수 있다"며 "무아를 알면 자기도 치유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도 생긴다"며 평소 짧은 시간이라도 수행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강조했다.

김주현 교수는 초고령화 사회가 된 우리나라의 현실을 통계와 그래프로 살펴봤다. 김 교수는 노년기 삶의 질을 저해하는 요소로 △무위고(無爲苦) △고독고(孤獨苦) △빈고(貧苦) △병고(病苦)를 꼽았다. 4고 속에 노인들은 자살을 선택한다. 실제로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10만명 당 42.2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종교가 초고령화 사회일수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바람직한 사례로 한마음선원이 해왔던 일들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인 △구역 신도회 △영탑 조성 △선법가 활동을 통한 심리적 지지 △현대 사회에 맞는 제례 문화 조성 △지역 법회 등이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모든 존재가 둘이 아닌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한마음선원의 주인공(主人空) 사상은 노인들이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서로 지지하며 살아가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마음과학원 국제심포지엄에 이어 한마음선원 산하 대행선연구원은 6월 14일 오전 9시 30분 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불교의 지관, 그리고 마음공부-불교 수행의 현대적 활용'을 주제로 제9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clip20250531145853
재단 이사장 혜수스님과 주지 혜솔스님./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50531145837
케네스 펑 교수./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50531152705
최훈동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수./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50531153034
발표하는 최훈동 교수./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50531163909
김주현 강원대 간호대학 명예교수./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