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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배송 넘어 맞춤 서비스… 불붙은 이커머스 ‘물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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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6. 01. 17:14

쿠팡, AI로 수요 예측해 초고속 배송
네이버, 플랫폼 영향력 키워 편의성↑
올리브영, 물류거점 확 늘리고 자동화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물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서비스 품질의 핵심 지표가 '배송 속도'로 재편되면서 쿠팡과 네이버, 올리브영 등 주요 이커머스들이 인프라 조성부터 소프트웨어 플랫폼,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해 초고속 배송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수천만 건의 상품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고객의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미리 예측한 뒤, 이를 가까운 물류센터에 사전 배치하는 구조다. 이른바 '예측 기반 물류'로 주문이 들어오기 전부터 움직이기 때문에 당일·익일 배송이 가능하다. 배송 속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쿠팡의 핵심 무기다.

물류센터 운영 효율화 역시 AI와 자동화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상품 입고 시 최적의 진열 위치와 작업자 동선을 안내하는 '랜덤 스토우',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작업자 앞으로 옮겨서 더욱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AGV(무인운반로봇)', 배송지에 따라 상품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소팅 로봇' 등 첨단 기술 적용됐다. 배송 단계에서도 AI가 배송차량 내 상품 적재 위치부터 가장 효율적인 배송 경로를 AI가 추천한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수조 건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문 예측부터 배송 완료까지 물류 전 과정에 AI 기술을 깊숙이 활용하며 혁신적인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며 "AI와 자동화 기술 기반의 물류 인프라는 로켓배송을 가능케 하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직접 배송'보다는 '플랫폼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자사가 물류창고를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입점 판매자에게 풀필먼트(물류 위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올해부터 물류사 간의 직접 계약 비율을 높여 판매와 물류, CS를 모두 직접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나아간다.

이를 통해 판매자 입장에서는 손쉽게 '오늘 도착'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고 네이버는 물류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물류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라는 네이버 특유의 접근 방식이다. 또한 물류비 등 수수료 정산에 있어 더 비용을 아끼고, 서비스 편의성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리브영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도심형 물류거점(MFC)을 확장해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의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부산, 광주, 경주, 전주 등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6개 거점을 새로 열었고 현재 전국에 총 17개 MFC를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은 전국 매장에 상품을 더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올해 초 경북 경산에 1만2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신설해 물동량을 증가시키고 이원화했다. 이를 통해 매장 재고 관리는 물론 전국 물류 효율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경산 센터는 공정의 90%를 자동화한 게 특징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K뷰티 글로벌 수요 대응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8월 역직구 전용 안성 글로벌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1일 해외 출고량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이처럼 각기 다른 방식의 물류 전략이 펼쳐지는 배경에는 빠르고 정확한 배송이 곧 고객 충성도와 직결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당일·익일 배송이 가능한 상품일수록 구매전환율과 재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이 곧 서비스 품질'이라는 인식 변화가 생기면서 이커머스들이 배송 서비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며 "빠른 배송을 넘어 배송 신뢰도와 보상 시스템, 맞춤형 서비스 등 소비자의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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