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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인도로 도피한 하시나 전 총리 재판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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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6. 0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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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셰이크 하시나 당시 총리의 사임에 기뻐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시민들의 뒤는 시위대에 의해 훼손된 하시나 총리의 벽화/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방글라데시가 대중들의 시위로 축출된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 국제범죄재판소(ICT)는 지난해 수백 명의 학생이 사망한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하시나 전 총리와 측근들에게 제기된 반인도적 범죄혐의를 받아들여 재판 절차를 시작했다.

ICT는 수사관들에게 오는 16일까지 하시나 전 총리, 아사두자만 칸 카말 당시 내무부 장관과 초두리 압둘라 알 마문 당시 경찰청장을 법정에 출석시킬 것을 지시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5일부터 인도에 망명한 상태로, 방글라데시 임시정부가 지난해 12월 하시나 전 총리에 대해 인도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카말 전 내무부 장관은 현재 실종 상태지만 일각에선 인도에 망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문 전 경찰청장은 현재 체포된 상태다.

지난달 12일 제출된 수사 보고서에서 ICT 수사관들은 지난해 7~8월 벌어진 대규모 봉기 당시 하시나 전 총리와 두 고위 인사들에게 총 5건의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제기했다. 기소 내용에 따르면 하시나 전 총리는 국가의 치안 기구·자신의 정당인 아와미리그·관련 조직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대규모 학살 △부상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표적 폭력 △시체 소각 △부상자에 대한 치료 거부 등을 야기한 책임이 있다. 기소장은 하시나 전 총리를 "잔혹한 행위의 설계자이자 지휘자이며 최고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모하마드 타즐 이슬람 수석검사는 이날 진행된 절차에서 "증거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당시 당국의) 진압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체계적인 공격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들 3명의 피고인에 대한 재판은 "보복이 아니라 민주국가에선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관용이 없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 강조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해 6월 법원의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 부활 결정을 두고 지난해 7월부터 대학생들의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비교적 평화롭게 시작됐던 시위는 정부의 강경탄압과 유혈사태가 겹치며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유엔은 3주 동안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최대 1400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군부마저 등을 돌리며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로 달아났고, 방글라데시에선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이끄는 과도 정부가 들어섰다. 인도로 달아난 하시나 전 총리는 이번 재판이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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