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찰, 농작물 파괴 곰팡이 밀수 혐의 중국인 연인 기소

30대 남녀 과학자, 비자 사기 등 혐의
女 임시 구금…男은 중국서 도주 중

미국 미시간주 동부지법이 3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 중국인 과학자가 지난해 미국에 입국하면서 배낭에 숨겨뒀다가 적발된 곰팡이 병원균이 담겨 있다./AP 연합

미국 연방 검찰은 농작물에 질병을 유발하는 곰팡이를 미국으로 밀수한 혐의로 중국인 과학자 2명을 기소한 것으로 3일(현지시간) 전해졌다.

미국 디트로이트 연방 지법에 제출된 형사 고발장에 따르면 기소된 이들은 중국 국적의 연인인 여성 윤칭 장(33)과 남성 준용 류(34)다. 이들은 공모, 밀수입, 허위 진술, 비자 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장씨는 이날 연방법원에 출두해 임시 구금됐다. 재판부는 3일 오후 장씨를 위험 인물로 간주해 구금 유지 명령을 내렸다. 도주 중인 류씨는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류씨는 자신의 배낭에 푸자리움 그라미네아룸이 든 봉지를 넣은 채 미국에 입국했다. 그는 이 곰팡이를 장씨가 근무했던 미시간 대학교 실험실에서 연구에 사용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대학 재학 시절 해당 병원균을 연구했다. 과학 문헌에서 잠재적인 농업 테러 무기로 분류되는 이 곰팡이는 식량 작물을 표적으로 삼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미시간 동부지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곰팡이가 쌀, 밀, 보리, 옥수수에 발생하는 '이삭마름병(Head Blight)'을 유발하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 곰팡이에서 생성되는 독소는 사람, 가축에 구토, 간 손상, 생식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미시간대는 3일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거나 대학의 중요한 공공 임무를 훼손하려는 행위를 규탄한다"며 "피고인 개인들이 수행한 연구와 관련해 본 대학은 중국 정부로부터 어떤 자금 지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연방 수사 기관의 조사와 기소 과정에 계속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