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날드 델라 로사 필리핀 상원의원실은 전날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소송을 기각하려는 결의안을 초안했다고 밝혔다.
통신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상원이 탄핵을 접수한 후 신속하게 절차를 시작하지 않아 이미 100일이 지났기 때문에 사건이 "사실상 기각"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상원의 현재 회기가 다음주에 끝나는 만큼 탄핵안을 처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새 상원은 오는 7월 말 소집될 예정이지만 해당 초안은 "이 문제는 차기로 넘어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초안은 상원의원들 사이에 돌고 있지만 해당 결의안이 언제 제출될지,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앞서 지난 2월 필리핀 하원은 헌법 위반·공공신뢰 저해·부패와 비리 등의 이유로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다. 당시 사라 부통령은 공금 오용 혐의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 등에 대한 암살 위협 발언으로 대선 러닝메이트였던 마르코스 대통령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하원에서 가결한 탄핵안의 최종 결정은 상원에 달려있다. 24명의 상원의원 중 3분의 2 이상이 탄핵에 찬성할 경우 사라 부통령은 앞으로 공직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탄핵이 기각될 경우 마르코스 진영과 두테르테 진영의 권력다툼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
사라 부통령은 차기 대선인 2028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단임 제한으로 인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고, 후임자로 거론되는 몇몇 인사들의 지지율도 사라 부통령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지난 5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마르코스 진영과 두테르테 진영은 상원에서 동석(5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압승을 거두지 못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모든 정치 진영의 단결을 촉구하며 사라 부통령의 탄핵 문제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