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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와 태국 간의 국경분쟁이 다른 분야로 확산돼 민족 간 증오를 조장하는 지경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태국과의 국경 분쟁 이후 캄보디아 내에서 태국 상품들을 사용하지 말자는 보이콧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훈센 상원의장은 그러면서도 "태국군이 7일 포이펫 국경 검문소를 예정보다 앞서 일방적으로 폐쇄했다. 태국은 이 조치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성숙하게,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어떠한 사건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 훈센 상원의장은 "태국 제품이 캄보디아 시장에서 사라진 것은 캄보디아 국민들이 집단적으로 보이콧했기 때문이 아니라 국경이 (일방적으로) 폐쇄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태국에 11억 달러(약 1조 4976억원) 이상의 상품을 수출했고 태국은 캄보디아에 52억 달러(7조 798억원) 이상을 수출했다. 태국의 수출액이 캄보디아의 수출액을 41억 달러(약 5조 5821억원) 이상 상회하고 있는 만큼 훈센 총리는 "태국산 제품이 더 이상 캄보디아에 들어오지 않을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태국 국민들이 정부와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태국 북동부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 국경지대에선 태국군과 캄보디아군 사이의 소규모 총격적이 약 10분간 벌어지며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했다. 양국은 이후 '신중한 대화'를 약속했지만 태국 측은 "캄보디아가 지난 5일 열린 양자회담에서 긴장 완화로 이어질 수 있는 제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캄보디아가 국경 지역 군사력 증강에 나서며 국경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태국 역시 추가 조치를 시행하고 군사 태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이후 7일 태국~캄보디아 국경 중 가장 인적 왕래가 활발한 태국 사케오주와 캄보디아 포이펫 사이 국경 검문소를 조기에 폐쇄해 캄보디아 상인과 태국인 관광객 등 수천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태국 국내에서도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민족주의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태국 방콕에 위치한 태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관 앞에는 6일부터 국경 분쟁에 항의하는 시위대들이 모여 들어 "나쁜 친구와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우리 땅을 지켜야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에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가 나서서 "전쟁이 필요하다면 두렵지 않지만 전쟁을 부추기지는 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캄보디아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면서 표시된 국경 지도의 해석 차이로 인해 100년 넘게 817㎞에 달하는 국경을 따라 여러 지점에서 주권 다툼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11세기 고대 힌두 사원인 프레아 비히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 긴장이 고조되면서 수 년에 걸쳐 소규모 전투가 이어졌다. 급기야 2011년에는 일주일간 포격이 이어지며 12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