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개 제품 50% 이상을 K뷰티로
백화점 공급·유통망 활용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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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달 말 뷰티 편집숍 '시코르' 강남역점을 재단장 오픈한다. 기존 운영 중이던 3층 규모의 강남역점이 임대 만료로 영업을 중단하고, 인근 건물 1층 약 130평(429㎡) 규모 매장을 확보해 선보인다.
해당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인 강남역 대로변의 번화가에 위치해 있다. 신세계는 강남역 상권이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특성을 고려해 매장 상품 구성을 기존 해외 럭셔리 뷰티 브랜드 대신 K뷰티 제품을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애초 '해외 백화점에서 구매할 수 있던 글로벌 고급 화장품을 팔겠다'는 콘셉트를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이에 5000개 이상의 상품이 판매되는 강남역점에는 K뷰티 제품이 절반 이상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또한 백화점 사업 운영을 통한 공급처를 활용해 다른 로드숍과는 차별된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코르는 강남역점보다 먼저 테스트베드였던 AK홍대점에서 가능성을 봤다.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AK홍대점을 재단장해 탬버린즈, 논픽션 등 K뷰티 상품 비중을 40%대에서 55%로 높였다. 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독점 유통권을 보유한 미국 뷰티 브랜드 '배스앤드보디웍스'를 입점시켰다. 배스앤드보디웍스는 그동안 신세계백화점에서만 판매해 왔다. 리뉴얼 오픈 이후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90%) 뛰었다.
AK홍대점과 강남역점의 경우 CJ올리브영과 매장 큐레이션이나 체험형 스토어, 외국인 관광객 주요 명소 출점 등 사업 타깃이 비슷해 경쟁 구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도 올 초 주주총회에서 시코르 사업을 강조하며 "그동안 럭셔리 상품 위주로 운영됐지만, 현재는 K뷰티를 대대적으로 확대해 이를 바탕으로 해서 표준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시코르는 2016년 신세계가 '한국판 세포라'를 표방하며 내놓은 뷰티 편집숍이다. 국내에 볼 수 없었던 해외 유명 브랜드를 들여와 기존 H&B 업체와 차별화했다. 2019년 점포를 30개까지 확장했지만 이후 코로나19 여파와 CJ올리브영의 경쟁에 밀려 사업이 축소됐다. 현재 시코르 점포는 19곳이며 연 매출은 1000억원대다. 점포가 1370여 곳, 연 매출이 5조원에 육박하는 CJ올리브영과 비교하면 고전하고 있다.
시코르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해외 편집숍에 대항해 직접 구상한 사업이다.
CJ올리브영에 밀려 랄라블라·롭스처럼 결국 사업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신세계는 오히려 시코르 담당 조직을 지난해 말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 직속으로 승격해 배치했다.
이후 시코르는 리뉴얼을 통해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