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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에 5대 은행 부실채권 ‘악소리’… 건전성 관리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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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6. 10. 17:56

NPL·무수익여신 나란히 증가
상·매각-대출 옥죄기로 관리
새 정부 '포용금융' 부담 적용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과 함께 악성으로 여겨지는 무수익여신 규모도 증가세다.

건전성을 위한 은행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부실채권 관리를 위해서는 가계별·업종상·매각별 심사를 강화해 대출을 조정하는 사전 대응과 이미 발생된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상·매각하는 사후 대응을 활용한다.

올해는 경기둔화 영향으로 부실채권 상·매각이 원활하지 못했다. 지속적으로 부실채권 정리를 추진하면서도 부실가능성이 있는 차주와 업권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거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새 정부가 금융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영세기업을 대상으로 자금공급을 요구하고 있어 은행들의 부담도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6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7.86% 증가했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37.5%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KB국민은행 23.08%, 신한은행 22.22%, NH농협은행이 12.5%로 뒤를 이었고, 하나은행은 유일하게 작년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 0.40%, 신한은행 0.31%, 하나은행 0.29%, 우리은행 0.32%, NH농협은행 0.56%로 작년 12월 말과 변동이 없는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0.05%포인트에서 0.09%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이 늘어난 가운데, 은행들이 가계대출총량 규제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이유로 여신 총량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실제 5대 은행의 1분기말 총여신은 3개월 동안 0.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무수익여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무수익여신은 90일 이상 연체가 발생하거나 이자 미계상 여신의 합을 나타내는데, 사실상 손실이 확정된 '깡통대출'이라 할 수 있다. 5대 은행의 1분기 말 무수익여신 합은 5조3757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2.91% 늘었다.

은행의 부실채권 부담이 커진 이유는 둔화된 경기 때문이다. 기업여신, 특히 중소기업·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했다. 여기에 부실채권 상·매각이 예년보다 부진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은행들은 부실채권 회수를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상·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부실 가능성이 높은 차주의 대출을 심사나 금리를 통해 줄이는 식의 관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 정부의 금융취약계층 지원, 가산금리 인하 공약 등 부실 차주에 대한 금융지원 압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채권 관리는 상·매각을 중심으로 하는 사후 대응과 관련 차주·업종의 대출을 줄이는 사전 대응으로 이뤄진다"며 "경기 침체로 상·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과 새 정부의 '포용금융'에 따른 부담으로 인해 건전성 관리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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