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PHEV 모터 생산 필수소재
글로벌 車 업계, 향후 협상 촉각
현대차, 1년치 확보 속 모니터링
관세 완화땐 반도체 업계 새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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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은 전체 희토류의 약 90% 이상을 가공해 글로벌 공급망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4월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등 6종의 희토류 금속과 희토류 자석에 대해 수출 심사를 강화하는 사실상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 금속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핵심 첨가제로 사용되는 필수 소재다. 이번 조치 이후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포드는 지난달 말 시카고 공장에서 SUV 모델 '익스플로러'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으며, 유럽자동차부품산업협회 역시 일부 유럽 부품 제조업체가 중국의 수출 규제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일본 스즈키도 최근 소형차 '스위프트' 생산을 희토류 사용 부품 조달 문제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 장기화를 우려한 일부 업체들은 부품 생산을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재로선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금속을 찾기 어렵다"며 "결국 공급망 안정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최종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희토류 대란' 속에서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던 현대차그룹은 앞으로의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이미 희토류를 최소 1년치 분량으로 선제 확보해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해 왔다. 코로나19 당시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공급망 붕괴를 경험한 이후 핵심 광물의 공급망 관리와 다변화를 철저히 준비해온 결과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핵심 광물에 대한 공급망 다변화와 모니터링을 지속해 왔다"며 "지금까지는 희토류 공급 차질로 인한 생산 문제는 없었지만, 앞으로도 미중 무역협상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수출 제한 해제와 동시에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이 완화될 경우, 그동안 반도체 공급망 불안과 규제 리스크에 시달렸던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종완 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 실장은 "미중무역협상에서 구체적인 합의사항 공개 돼야 알겠지만 단기간 내 국내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수출통제는 범위를 어떤 식으로 풀어주느냐가 중요하다. 정책 수시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