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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위에 펼쳐진 비현실의 즐거움, ‘UNREAL DE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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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6. 22. 09:11

신당창작아케이드 작가 18인의 손끝에서 피어난 공예의 감각적 전환
서울문화재단·뮤지엄멋 협업으로 공예와 일상의 새로운 접점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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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서울중앙시장 지하에 위치한 '신당창작아케이드' 입구. 전시장 앞에는 협력 전시 'UNREAL DELIGHT'를 알리는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보는 전시'를 넘어선 '경험하는 공예'. 서울 중구 문화예술 플랫폼 뮤지엄멋에서 내달 13일까지 특별한 공예 전시가 관객을 기다린다.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와 뮤지엄멋이 손을 맞잡고 기획한 협력 전시 'UNREAL DELIGHT(언리얼 딜라이트)'는 공예를 감상의 대상으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직접 쓰고 느끼는 오감형 예술로 확장한 체험형 전시다.

이번 전시는 공예의 실용성과 미학을 '몸으로 느끼는' 아트팝업 마켓 형식으로 꾸며졌다. 전시 공간과 카페가 결합된 뮤지엄멋에서는 관람객이 공예작품을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져보고 음료를 마시며 그 쓰임을 체험할 수 있다. 도예 작가가 만든 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거나, 금속·목공 작가가 만든 테이블에 앉아 작품 위에 음료를 내려놓는 순간, 전시와 일상이 맞닿는 새로운 경험이 시작된다. 또한 작품은 현장에서 바로 결제해 구입할 수 있어, '공예를 소비한다'는 개념도 실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된다.

이 전시의 중심에는 서울문화재단 산하 공예·디자인 창작지원 플랫폼인 신당창작아케이드가 있다. 2009년, 서울시 최초의 공예·디자인 전문 창작공간으로 개관한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서울중앙시장 지하라는 독특한 장소성을 바탕으로, 재래시장과 현대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형 예술 생태계를 실험해왔다. 이곳에서는 도예, 금속, 섬유, 목공, 디자인 등 5개 부문의 작가들이 한 공간에서 작업하며, 다양한 협업과 유통,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개관 이후 약 500명의 입주 작가들이 이곳을 거쳐갔으며, 한국 공예의 동시대적 가능성과 유통 구조, 지역 커뮤니티와의 접점을 동시에 모색해온 실험실이자 인큐베이팅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당창작아케이드는 단순한 창작 공간이 아닌, 공예가 삶과 사회를 연결하는 방식에 대해 꾸준히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플랫폼이다.

이번 전시에는 신당창작아케이드 제16기 입주작가 18명이 참여했다. 도자·금속·섬유·옻칠·아트퍼니처·목조형·디자인 등 다양한 매체의 작가들이 일상의 사물을 감각적인 오브제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강고운(도자), 김도영(아트퍼니처), 서예린(옻칠), 안은경(금속·옻칠), 윤지훈(도자·아트퍼니처), 최인경(섬유), 한우현(목조형)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들의 출품작은 소재와 형태, 사용성과 미감을 넘나들며 팝업 마켓의 풍성한 구성을 완성한다.

전시명 *'UNREAL DELIGHT'*는 작가의 손길을 거쳐 평범한 사물이 특별한 감각적 대상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을 뜻한다. 현실 같지 않은 즐거움, 믿기 어려울 만큼 감각적인 공예의 전환을 의미하는 이 제목은, 이번 전시가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공예의 실질적 매력을 일상 속에 심어주는 실험이자 제안임을 암시한다.

특히 이번 팝업 마켓은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상생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신당창작아케이드가 오랜 시간 다져온 공예 중심 창작 기반과, 뮤지엄멋이 지닌 지역 밀착형 예술 커뮤니티 플랫폼의 특성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했다. 관람객은 작가의 작품을 매개로 지역공간에 스며든 예술의 역할을 체감할 수 있으며, 작가들에게는 관객과 소통하고 실질적 소비로 연결되는 장이 열린다.

서울문화재단 송형종 대표는 "이번 팝업 마켓은 미술관 유리 진열장 너머에 머물렀던 공예작품이 직접 손에 닿는 경험으로 확장되는 특별한 기회"라며 "지역 기반 창작자와 플랫폼의 협업이 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좋은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가 열리는 뮤지엄멋은 BX(브랜드 경험), 미디어아트, 콘텐츠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멋(Creative Mut)이 지난해 신당동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시 공간과 카페를 결합한 구조를 바탕으로, 예술이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다층적인 문화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 협업뿐 아니라 지역 예술인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예술의 사회적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접점 위에 놓인, 작지만 깊은 예술적 실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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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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