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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수기오노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프라보워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오는 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선 오는 18~21일 4일간 주요 연례 국제행사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이 열린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이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포럼에 참석한 외국 정상들과도 접견해왔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인도네시아가 국방·안보·해군·무역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국영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이 인도네시아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도울 준비가 돼있으며, 양국이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수기오노 외교 장관도 이에 화답하며 "이는 인도네시아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고 전략적으로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프라보워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사이에 "케미스트리(화학반응·호감과 유대)가 있다"며 이런 유대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심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러시아행을 선택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G7 초청을 받기 훨씬 전부터 러시아 방문을 계획했다"고 밝혔지만 서방 위주의 G7 정상회의를 '패싱'하고 러시아로 향하는 인도네시아엔 우려 섞인 시선도 뒤따른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초 중국·러시아 주도 신흥 경제국 연합체로 불리는 브릭스(BRICS)에 정회원국으로 합류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당선된 지 몇 달 만에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전임자였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찾았던 반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러시아에 기울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가 서방국가들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경제·군사적으로 파트너를 다각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념을 좇아 구체적인 '실익'이나 '성과'가 나올지 모호한 G7 정상회의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이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택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