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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HL디앤아이한라, 회사채 시장서 ‘3연타석 홈런’…단기차입 리스크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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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6. 18. 16:41

이달 6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서 흥행…900억원 증액 발행
작년 2월 수요예측 미매각 설움·건설경기 부진 불구 선전
호실적·업황 바닥론 힘입어 차입급 만기 분산 전략 주효
"재무안정성·수익성 지속 확보"
HL디앤아이한라
HL디앤아이한라가 회사채 시장에서 3연속 흥행에 성공하며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와 투자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며 차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는 전날 총 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내용을 담은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공시했다. 1년물 440억원, 1년 6개월물 460억원으로 구성됐다. 지난 9일 당초 6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모집 금액의 3배가 넘는 2120억원의 주문을 받자 발행 금액을 늘린 것이다.

이는 올해 들어 HL디앤아이한라가 두 번째로 성공시킨 회사채 흥행 사례다. 지난 1월에도 710억원 모집에 1560억원의 수요가 몰리며 81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 바 있다. 작년 6월에도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마무리하며, 같은 해 2월 수요예측 전무(全無)라는 수모를 겪은 이후 3회 연속 성공적인 시장 복귀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자금 조달 행보는 대규모 단기성 차입금 상환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HL디앤아이한라의 올해 1분기 기준 총 차입금은 8496억원이며, 이 중 4385억원(약 52%)이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단기성 차입금이다. 특히 이달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오는 7월 430억원 상당의 사모 형태 기업어음(CP) 만기를 앞두고 있어 차환 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단기성 차입금 의존도를 낮추고 자금 만기를 분산함으로써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고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려는 전략을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대적으로 이자비용이 높은 단기 차입 대신 중단기 만기의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이자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 실제 HL디앤아이한라의 금융비용은 1분기 기준 150억원으로, 작년 한해(388억원)의 약 40%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와 금리 불확실성, 연초 중견 건설사들의 잇단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건설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L디앤아이한라가 최근 분기별 실적에서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신규 수주 및 수주 잔고를 2조6081억원, 5조2793억원씩 기록했다. 각각 전년(1조748억원, 4조1273억원)보다 143%, 27.9%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496억원에서 579억원으로 약 28% 늘었다. 매출 원가율 역시 90.3%에서 88.8%로 1.5%포인트 낮추며 수익성 개선 토대를 마련했다.

아울러 HL디앤아이한라는 전국적인 아파트 분양시장 위축 속에서도 1분기 말 기준 진행 사업장의 총 분양률이 86.8%에 이른다. 아울러 수익성이 비교적 확보된 자체사업을 확대하고, 준공을 앞둔 시흥은행2지구·인천작전동 등의 주요 사업장에서 잔금 유입이 예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고, 새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기대감에 시장 심리가 완만히 회복세로 돌아선 것도 수요예측 흥행 배경으로 분석된다.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이 변동성 장세를 겪고 있음에도 HL디앤아이한라의 꾸준한 수요 확보는 재무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단기차입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회사 측의 노력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연이은 회사채 흥행에 힘입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수주 잔고도 역대급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그동안 수주 진입장벽이 높았던 서울·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양질의 수주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 건설업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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