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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매치의 무게, 전북과 서울 나란히 1점… 전북현대의 무패 행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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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6. 22. 04:03

전북 18경기 무패로 선두 유지… 서울은 승리 놓쳤지만 분위기 반전 시도
포옛 “우리가 더 나았다” vs 김기동 “실점 전까지 계획대로였다”
송민규
전북 현대 송민규(가운데)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터뜨린 뒤 이승우(왼쪽), 티아고(오른쪽) 등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K리그1 선두 전북 현대의 질주가 계속된다. 6월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경기에서 전북은 FC서울과 1-1로 비기며 1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전반 중반 류재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종료 직전 송민규의 동점골로 응수하며 승점 1을 더했다. 이날 경기로 전북은 12승 6무 2패, 승점 42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지켰고, 서울은 6승 9무 5패(승점 27)로 다득점에서 광주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경기는 경기장 안팎 모두 뜨거웠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2만286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특히 서울 원정 팬도 2천여 명 가까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고, 두 팀 모두 최근 흐름을 유지하려는 듯 초반부터 신중하면서도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앞세워 경기에 임했다. 전북은 득점 선두 전진우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해 송민규, 티아고, 이승우를 최전방에 배치한 4-3-3 전형을 가동했고, 서울은 둑스와 린가드 투톱의 4-4-2 포메이션으로 대응했다.

초반 주도권은 홈 팀 전북이 잡았다. 전북은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해 이승우와 송민규를 중심으로 서울의 측면을 공략하려 했다. 특히 이승우는 전반 초반 두 차례 슈팅을 시도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서울의 김주성과 야잔이 버틴 중앙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서울은 중원에서 황도윤과 류재문이 각각 김진규와 강상윤을 맨투맨으로 견제하며 전북의 빌드업 흐름을 차단했고, 역습을 통해 기회를 노렸다.

류제문
FC서울 류재문(가운데)이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24분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류재문은 친정팀 전북을 상대로 자신의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선제골은 서울의 몫이었다. 전반 24분, 오른쪽 측면에서 정승원이 볼을 살려내 린가드에게 연결했고, 린가드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날아들었다. 이를 쇄도하던 류재문이 정확한 타이밍의 헤더로 연결하며 전북 골문을 흔들었다. 류재문에게는 시즌 첫 골이자,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던 친정팀 전북을 상대로 기록한 상징적인 득점이었다.

전북은 실점 이후 빠르게 리듬을 되찾으며 반격에 나섰다. 전반 28분 박진섭의 크로스가 티아고의 헤더로 이어졌지만 골문을 벗어났고, 35분에는 이승우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강현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북은 서울의 촘촘한 수비와 느린 템포에 고전했지만, 전반 종료 직전 다시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송민규는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수비를 등진 채 회전하며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이 슛은 낮게 깔려 서울 골문 하단 구석을 정확히 갈랐다. 빗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결정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1-1로 맞선 채 전반을 마친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골키퍼를 교체했다. 강현무가 어지럼증을 호소해 최철원이 급하게 투입됐고, 공격진에서도 둑스와 손승범을 빼고 클리말라와 문선민을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와 기동력을 높이려 했다. 클리말라는 전북에 악몽을 안긴 전력이 있다. 지난 3월 시드니FC 소속으로 AFC 챔피언스리그2 8강에서 전북을 상대로 2경기 3골을 기록했던 인물이다.

후반 초반 전북이 기세를 올렸다. 8분, 이승우가 중원을 돌파하며 직접 기회를 만들었고, 강상윤과 김태현에게 연결된 볼이 슈팅으로 이어졌으나 김주성의 육탄 수비에 막혔다. 서울도 반격에 나섰다. 11분, 문선민의 왼발 감아차기 슛이 골문을 벗어났고, 14분 린가드가 다시 한 번 페널티 박스 앞에서 시도한 감아차기 슛도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중반 양 팀은 다시 한 번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북은 티아고와 김진규 대신 콤파뇨와 이영재를 투입했고, 서울은 황도윤 대신 이승모를 넣으며 중원 압박을 강화했다. 그리고 후반 29분, 전북은 최근 영입을 마친 가나 출신 공격수 패트릭 츄마시를 이승우 대신 교체 투입했다. 이적 발표 다음날 곧바로 데뷔전을 치른 츄마시는 짧은 시간 동안 빠른 스피드와 공간 침투를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종반으로 갈수록 경기는 점점 치열해졌다. 서울은 린가드를 빼고 정한민을 넣으며 기동력을 보강했고, 전북은 송민규 대신 권창훈을 투입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전북은 가장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권창훈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강상윤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서울의 골키퍼 최철원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거스포옛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옛 감독은 "승점 42점, 지난 시즌과 같은 수치다. 우리가 이겼어야 할 경기였다"면서 "기본을 지켜가며 무패 기록을 더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김기동 감독
FC서울 김기동 감독이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20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감독은 "계획대로 잘 풀린 경기였다. 다만 전반 막판 실점이 아쉽다"며 "무패 팀을 상대로 원정에서 승점 1을 챙긴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경기 종료 후 포옛 감독은 "서울보다 우리가 조금 더 나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결정적인 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승점 42점은 지난 시즌 전체 승점과 같은 수치다. 지금 흐름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시즌 전반기를 되돌아봤다. 이어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싶지만,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의 기본이다. 선수들이 기본을 지켜가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만족스럽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기동 서울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를 운영했고, 선제골도 넣었다. 다만 전반 막판 실점이 아쉬웠다"며 "강현무 골키퍼가 전반 종료 후 어지럼증을 호소해 교체했지만, 최철원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클리말라에 대해선 "리그 스타일에 적응 중이다. 아직 자동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생각하고 움직이지만, 훈련을 통해 좋아질 것"이라며 인내심을 강조했다. 또한 "한 달째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놓치고 있어 아쉽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 곧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적시장에서도 보강을 예고했다.

우중 혈투 끝 무승부로 마무리된 이날 전북과 서울의 맞대결은 기록, 심리전, 전술 모두에서 수준 높은 내용이 오간 명승부였다. 선두 전북은 점점 더 강해지는 무패의 관성을 입증했고, 서울은 후반기를 앞두고 탄탄한 수비와 역습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엿봤다.
전형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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