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학교 낙후돼 더위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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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현지매체 르파리지앵은 프랑스에서 이례적으로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학생들이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틀 전 폭염이 시작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올해 첫 폭염이 평년보다 다소 일찍 시작한 것은 사실이나 기후 위기로 인해 폭염이 평년보다 일찍 또는 늦게 찾아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기후 위기로 인해 폭염은 점점 더 잦아지고 강렬해지고 더 길게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폭염은 1947년 이래 기상청에 기록된 50번째다. 이 중 약 절반이 1947~2010년에, 나머지 절반이 2011~2025년에 발생했다.
로리앤 바테 기상청 기후학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폭염 발생이 점점 더 잦아지는 것을 해당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평년보다 일찍 시작된 이번 폭염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올라온 뜨거운 공기가 고기압과 만나 발생했다.
더위가 극에 달했던 지난 21일 파리는 36℃, 중남부는 최고 39℃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여러 지역에 폭염 황색 또는 적색 경보를 발효하고,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폭염 대비 수칙을 따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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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오래된 공공건물을 학교 건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프랑스의 교실은 더위에 특히 취약한 환경이다.
에어컨이 갖춰진 교실은 거의 없으며, 선풍기조차 보기 드문 실정이다. 가끔 지자체에서 교실당 1대의 선풍기를 놔주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더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이다.
프랑스 교육부는 홈페이지에서 얇게 입기, 체육 활동 줄이기, 수분 보충하기 등 폭염 대비 권고 사항을 안내하고 있지만 학교는 자체 상황에 맞게 재량껏 대응하고 있다.
프랑스 남부 지역의 한 교사는 "우리 지역은 점점 더 사하라 사막이 돼고 있다"며 "학교에선 창문과 덧문을 모두 닫고 어둡게 생활하지만 더위로 학생들의 집중력 떨어지고 짜증은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파리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 운동장은 여전히 아스팔트로 돼 있어서 하루 종일 열을 머금고 있다"며 "임기응변으로 매 쉬는 시간 전에 직원들에게 시멘트 바닥에 물을 뿌려달라고 부탁하고 정말 더운 경우엔 정원용 호스를 운동장에 놔두고 아이들이 서로 물을 뿌리며 놀게 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23일 폭염 황색 경보가 내려진 지역은 이제르와 론 두 지역뿐이지만 지속되는 고온으로 인해 43개 지역에 뇌우 황색경보가 내려졌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