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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상고하저’ 우려 속 공급망 재편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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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06. 23. 16:22

무협 "PC·모바일 둔화에 메모리 수출 5% 감소 전망"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술 투자 및 공급망 재편 박차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영업익 3.9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연합
상반기 수출을 이끌어왔던 반도체가 하반기엔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AI용 고성능 반도체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메모리 단가 하락과 범용 IT기기 수요 둔화로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조정 우려 속에서도 장기 기술 투자와 공급망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2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723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10.6% 증가)와 비교하면 '상고하저'로 흐름이 반전되는 셈이다. 보고서는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유지되지만, 범용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 증가로 인한 단가 하락이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 수출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20일 기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한 88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수출도 12.2% 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대만(117.5%), 베트남(42.8%), 미국(10.4%) 등 주요 수출국에서 호조세가 나타났다. 대만의 경우 TSMC 등 파운드리 업체의 HBM 수요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과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포함돼 있어 하반기 수출 흐름을 낙관하긴 어렵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전략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단기 실적 부담에도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이 약 2조8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BNK투자증권은 "환율 하락과 파운드리·HBM 부문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며 "하반기 반등 여부는 고객사 확보와 제품 믹스 고도화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하반기 수출 감소를 구조적 침체보다는 일시적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AI 수요는 장기적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며, 제품 믹스 고도화와 맞춤형 기술 개발이 지속된다면 연말 또는 내년 초 재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 실적보다 기술 경쟁력과 고객 기반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는 HBM4 이후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평택과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HBM3E, 1c D램 양산을 확대 중이며, 2나노 파운드리 수주와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AMD 외에 Nvidia, 인텔 등과의 협업도 모색하고 있다. 후공정 패키징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투자를 병행하며, 소재·부품 국산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선도하며 1분기 영업이익 7조440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HBM4 양산을 예고했다. 이천·청주 공장에서 고대역폭 메모리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eSSD, LPCAMM 등 고부가 제품군도 강화하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일본·미국산 소재 의존도를 낮추고 대만·국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원가 절감과 리스크 분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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