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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스퀘어는 인근 벤타인(벤탄)시장과 함께 이른바 '짝퉁(모조품)'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키·아디다스·뉴발란스 등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부터 루이뷔통·구찌·샤넬·프라다·롤렉스 등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의 가품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중국산 위조품 단속과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요구받은 베트남 정부가 '집중단속'에 나서며 한때 문을 닫았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달간 위조품 단속을 위한 '총력전'을 지시했다. 이후 베트남 공안부가 전체 부서에 8월 15일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을 하달했다. 하지만 1달간의 '집중단속' 기간이 지난 지난 주말, 사이공스퀘어와 인근 시장에선 다시 버젓이 '짝퉁'이 판매되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사이공스퀘어와 인근 매장들에선 유명 골프웨어·아웃도어 브랜드 의류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말본·룰루레몬·파타고니아 같은 비교적 고가의 미국 브랜드 의류들도 8만동(4224원)에서 15만동(7920원)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판매해도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일부 상인들은 "가품이 아니라 괜찮다"고 했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지만 일부 기준이 미달돼 납품되지 못하거나 납품하고 남은 '로스제품'이란 설명이지만 의류업계 관계자 A씨는 "100% 위조품이다. 원단도 다르고 라벨·택도 보면 정품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좀 더 솔직한 상인들은 "단속이 뜨면 입구 쪽에서 바로 단속이 떴다고 알려준다. 그 사이 제품을 치우고 가게 문을 닫으면 괜찮다"고 답했다. "똑같은 중국산 제품을 몇 배, 몇십 배 이상 비싸게 파는 한국 상점도 있지 않느냐"고 답하는 상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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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이 좀 더 엄격했다는 수도 하노이도 최근 들어 일부 매장들이 틈새 영업을 재개했다. 하노이 한인지역인 미딩송다의 일부 이미테이션샵들이 뒷문으로 손님을 받거나, 통상적으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시간대에 맞춰 영업을 하고 있다. 일부 교민이나 관광객들 사이에선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면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가게 안으로 들여보내준다"는 식으로 영업하는 가게들의 정보가 공유되기도 한다.
상인들도 인근 시민들도 이런 '짝퉁'들에 대해 베트남 당국이 단속에 나서는 취지에 대해선 "왜 그런지 알고 있다"면서도 "싼 가격으로 명품을 소비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막겠냐"는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트남 당국이 엄포를 놨지만 다시 버젓이 위조품을 판매하는 사이공스퀘어와 하노이 이미테이션샵들엔 이런 제품들을 구매하기 위한 한국인·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짝퉁'은 막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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