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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컬쳐리더스가 주최하는 '休' 콘서트시리즈 '카르페디엠' 154회 공연이 다음 달 12일 서울 종로구 이음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메세나협회, 우영메디칼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과 국악이 만나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맞는다.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양지우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2, 3악장으로 공연의 문을 열며, 연세대학교 음악교육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깊이 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국악 분야에서는 수원대학교 국악과 출신의 양하은이 해금으로 서용석류 해금산조를 선보이고, 같은 학교 출신인 판소리꾼 김지연이 흥보가 중 '흥보 박타는 대목'으로 관객들에게 전통 소리의 진수를 들려준다. 특히 김지연은 최근 '어진눈을 지닌 소리꾼'이라는 별명으로 주목받으며 작창 발표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비장애 예술가로는 서울대 국악과 출신이자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이수자인 박연희가 가야금 연주로 참여한다. 또한 특별출연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이자 융복합공연예술협회 대표인 김남중이 비올라 연주자로 무대에 선다. 김남중은 뉴욕 카네기홀, 베를린 필하모닉홀 등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독주회를 가진 바 있으며, UN 본부에서 독주 연주를 한 최초의 비올리스트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코리안컬쳐리더스는 2005년 창단 이후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꾸준한 예술 활동을 펼쳐왔다. 김지현 대표가 이끄는 이 단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대중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공연기획, 예술교육, 국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복합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문화적 소외계층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단체의 철학이다. 2010년 3월부터 시작된 무료음악회 '카르페디엠' 시리즈는 현재까지 150여 회를 넘어서며, 누구나 부담 없이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연간 2회씩 장애·비장애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무대를 통해 진정한 사회적 화합을 실천하고 있다.
'카르페디엠(Carpe Diem)'은 라틴어로 '현재를 즐겨라', '오늘을 붙잡아라'는 뜻이다. 이번 154회 공연 역시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음악을 통해 현재의 순간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베토벤의 클래식부터 전통 국악, 그리고 몬티의 차르다시와 슈만의 '헌정'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프로그램은 관객들에게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콘서트 포스터의 그림은 함정도 작가의 '밤하늘 풍경'이다. 서울대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국립서울산업대(현 국립과학기술대학) 건축학과 교수를 지낸 함 작가는 2번의 개인전과 3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