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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베트남 국회에 따르면 이날 국회는 형법을 개정·보완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률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정부를 전복하려는 활동 △국가의 물질적·기술 기반 시설 파괴 △의약품 위조·판매 △마약 불법 운반 △평화 파괴·침략 전쟁 도발 △간첩 행위 △재산 횡령 △뇌물 수수 등 8개 범죄에 대한 사형은 7월 1일부터 폐지된다.
7월 1일 이전에 상기 8가지 범죄와 관련돼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아직 처형되지 않은 사형수들에 대해선 사형 집행을 중지하고, 최고인민법원장이 사형을 무기징역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재산 횡령과 뇌물 수수의 경우 사형 폐지 이후에도 재산 회수와 자백·자발적 협조를 장려하기 위해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자는 횡령·뇌물 액수의 최소 4분의 3 이상을 자발적으로 반환하고, 수사기관과 적극 협조하는 경우에만 형량 감경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응우옌 하이 닌 법무부 장관은 "위 8개 범죄에 대한 사형을 폐지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이 8가지 범죄에 대해 사형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횡령에 대한 사형이 폐지되며 지난해 횡령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란 회장도 종신형으로 감형될 것으로 보인다. 란 회장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측근과 공모, 산하 계열 은행인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동(약 15조 8688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의 2022년 GDP(4000억 달러·약 546조 원)의 3%가 살짝 넘는 규모로,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시아 역사상 최대 수준의 횡령 범죄로 기록됐다. 호치민시 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란 회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사형 선고를 확정한 바 있다. 베트남 변호사들은 "개정된 형법에 따라 자동으로 종신형으로 감형될 것"으로 내다봤다.
8개 범죄에 대해선 사형이 폐지됐지만 살인·반역·테러·아동 성폭력·마약 밀매 등 10가지 범죄는 여전히 최대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범죄로 남는다. 베트남은 사형과 관련된 자료를 국가 기밀로 분류해 2018년 85건의 사형 집행 이후 정확한 집행 횟수와 사형수의 숫자 등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201년 총살형을 폐지해 현재는 독극물 주사로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