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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티보 우승’ 김세현 “센강 야경에 홀려 콩쿠르 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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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6. 26. 16:13

만장일치 1등에도 "한두 명 변화시키는 연주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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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세현이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클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크레디아
"2000명의 관객을 놀라게 하는 연주보다는, 한두 명을 변화시키는 연주를 하는 편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 우승의 주역 김세현(18)이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클홀에서 수상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가치를 소개했다.

김세현은 지난 3월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만장일치 1등상과 함께 청중상, 기자·평론가상까지 석권했다. 이날 "결과를 전혀 기대하지 않고 참가했는데 큰 상과 과분한 관심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며 "우승 이후 막중한 책임감도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세현은 프랑스 음악가들을 공부하던 중 연주차 파리를 방문했는데 밤에 센강변을 산책하다 도시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둑한데 빛이 깔린 센강변을 걸으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꼈고, 파리라는 도시에 끌려 참가를 결정했다"며 콩쿠르 도전 계기를 밝혔다. 일반적인 콩쿠르 출전 동기와는 사뭇 다른, 예술가다운 감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세현은 다음 달 14일에는 파리 에펠탑 앞 마르스 광장에서 프랑스 혁명기념일 기념 독주를 선보인다. 같은 달 23일에는 유럽 최대 규모 피아노 축제인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에펠탑 앞에서 펼치는 솔로 연주가 기대된다"며 "라 로크 페스티벌은 워낙 큰 무대라 설레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오는 8월 5일에는 부산콘서트홀에서, 8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국내 관객들도 만날 예정이다.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워너클래식과 손잡고 내년 봄 포레와 쇼팽 곡을 담은 데뷔 음반을 발매하고, 이후 전국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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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세현이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클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크레디아
현재 하버드대학교 영문학과와 뉴잉글랜드 음악원 피아노 연주 석사과정을 병행하고 있는 김세현은 "글과 음악은 예술가가 아이디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표현 수단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며 "영문학 공부가 피아노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학문과 예술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세현의 관심사는 음악에만 국한 되지 않았다. 최근 프랑스 작가 보들레르의 시 '여행'을 읽었다며 때로는 김광석과 이문세의 노래를 듣기도 한다며 폭넓은 관심사를 드러냈다. 만 18세의 나이로 국내외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또래들이 누리는 일상을 놓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고 했다. "제가 잃는 만큼 음악이 채워준다고 생각해요. 물론 10대 때만 할 수 있는 경험도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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