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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만 번을 두드려야 강철이 된다”...강철 우유철 박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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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06. 28. 22:10

“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라는 것은 없다."
“일은 생존의 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여야 한다.”
“현대정신이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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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철 박사, 전 현대제철 CEO, 사진=구필현기자
"30년을 두드려 강철이 되다"… 현대제철 신화, 그 뒤엔 정몽구와 우유철이 있었다

정몽구의 결단, 우유철의 집념이 만든 당진제철소… 민간 최초 일관제철소로 한국 철강사 다시 썼다

"한 번의 두드림으로는 강철이 되지 않는다. 만 번을 두드려야 비로소 단단해진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일관제철소 건설을 관통하는 정신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우유철 전 현대제철 CEO가 있었다.

포스코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민간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세워진 일관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단순한 제철소가 아니다.

조강(粗鋼)부터 압연까지 철강 제조의 전 공정을 아우르는 일관제철소는 국가 기간산업의 상징이며, 현대의 30년에 걸친 집념이 집약된 상징물이다.

우유철 전 CEO가 최근 펴낸 책 『만 번을 두드려야 강철이 된다』는 바로 이 드라마 같은 역사를 담고 있다.

로켓 엔진을 설계하던 순수 엔지니어가 철강산업의 최전선에 나서 현대제철의 수장이 되기까지, 그 치열한 여정과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이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 "현대제철은 현대정신 그 자체"… 정주영의 뜻, 정몽구가 이루다

당진제철소 프로젝트의 출발은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창업주 정주영 회장은 철강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자체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했으나, 정부의 반대로 두 차례 좌절을 겪었다.

정 회장은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았고, 아들 정몽구 회장이 그 유지를 이어받았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로 다시 한 번 좌절. 결국 세 번째 시도는 2004년, 현대차그룹이 한보철강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된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품질 경쟁력은 강판에서 시작된다"며 자동차용 고급 강판 생산이 가능한 제철소를 직접 짓기로 결심했다.

그 도전은 2010년 당진제철소의 완공으로 결실을 맺는다. 아버지의 유지를 30년에 걸쳐 완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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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일관제철소 2024 IR 자료 요약, 구필현 기자
△ 정몽구의 '파격 인사'… 로켓 엔지니어 우유철, 제철소를 짓다

정몽구 회장은 철강 경험이 전무한 인물을 당진제철소 프로젝트 책임자로 지목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우유철이었다.

서울대 조선공학과 출신인 그는 구조공학 박사로 로켓 엔진 개발에 몸담았던 엔지니어였다.

그런 그가 갑자기 철강 프로젝트를 맡게 된 배경에는 정몽구 회장의 '사람 보는 눈'이 있었다.

"철강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임감과 도전정신"이라는 판단이었다.

우유철은 마스터플랜 작성부터 기술연구소 설립, 조업 개시까지 15년에 걸쳐 당진제철소를 일으켜 세웠고, 마침내 현대제철 CEO에까지 올랐다.

정 회장은 "소신껏 하라"며 전권을 위임했고, 우유철은 그 기대에 보답했다.

책에는 두 사람 사이의 신뢰, 그로부터 비롯된 현대제철의 신화가 생생히 그려져 있다.


△ 강철 같은 의지로 쓰여진 현대제철의 대서사

『만 번을 두드려야 강철이 된다』는 단순한 기업사가 아니다.

일에 대한 철학, 리더십의 본질, 그리고 직장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의미를 묻는 자기성찰의 기록이다.

우유철 전 CEO는 이 책에서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을 넘어, 존재의 이유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당진제철소를 짓던 시절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도 뜨거운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쇳덩이를 수없이 두드려 강철로 만들듯, 자신의 한계도 수없이 두드려 넘어서야 했다는 고백이다.



우유철BHJN_책 소개_현대제철소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의 특징, 현대제철 2024 IR자료 요약, 구필현 기자
△ '보이지 않는 거인' 정몽구… 그를 가장 가까이서 본 증언

책은 또 하나의 중요한 인물을 다룬다. 바로 정몽구 회장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현대차그룹을 만든 경영자로서 그의 업적은 말로 다할 수 없다. 그러나 정작 그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은 많지 않다.

우유철은 정 회장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일로만 말하는 사람"으로 회고하며, 그가 강조한 '품질 경영'과 '자립형 철강 생태계 구축'이 어떻게 오늘날 현대차를 세계 3위 완성차 기업으로 올려세웠는지를 상세히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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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전 CEO, 우유철 박사
△ 조직의 리더, 직장인, 도전하는 청춘에게 권하는 책

『만 번을 두드려야 강철이 된다』는 조직 경영에 관심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에 고민하는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우유철은 자신의 여정을 통해 말한다.

"정해진 운명은 없다. 꺾이지 않고 두드리면, 누구나 강철이 될 수 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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