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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에 사람과 꿀벌을 위한 1km 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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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윤성원 기자

승인 : 2025. 07. 13. 14:27

꽃가루 품은 해바라기길, 생태와 공존을 심다
경북 칠곡에 사람과 꿀벌을 위한 1km 길이 있다?
칠곡군 왜관읍 한가람둔치 왜성해바라기 군락지에서 래방객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흰가람 둔치, 낙동강을 따라 길게 조성된 1km 해바라기 길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3일 칠곡군에 따르면 최근 이곳이 SNS에서 '핫한 꽃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곳에는 단순한 경관을 넘어선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칠곡군은 전국 유일의 양봉 특구라는 지역 특색을 살려 꽃길을 꿀벌 보호와 생태 회복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지난 4월 칠곡군농업기술센터와 칠곡군양봉연구회는 해바라기 씨앗을 직접 파종했으며, 꿀벌의 생존을 위협하는 해충 '응애'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왜성 해바라기' 품종을 선택했다.

응애는 꿀벌의 몸에 기생하며 활동을 방해하는 대표적 해충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바라기 꽃가루가 응애 제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해바라기가 천연 구충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은 이 같은 기능을 실증하기 위해 꽃밭 인근에 벌통을 설치하고 응애 발생률 변화 등을 관찰하는 실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볼거리를 넘어 과학적 검증까지 이뤄지는 생태 복합 공간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지선영 칠곡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이곳은 단순한 꽃밭이 아니라, 꿀벌을 위한 실증 공간이자 생태복원 시범지"라며 "사람들에게는 쉼터이자 관광명소가 되고, 꿀벌에게는 생존의 터전이 되는 의미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이 해바라기 길은 꿀벌의 주요 먹이인 꽃가루가 풍부해 생태계 유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해바라기가 진 뒤에는 꿀벌이 선호하는 밀원식물인 메밀꽃이 심길 예정이며, 칠곡군은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식재해 사계절 생태 복합 공간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해바라기 한 송이에도 농업, 생태, 관광이 어우러진 의미가 담겨 있다"며 "양봉특구의 강점을 살려 사람에게는 추억을, 꿀벌에게는 안식처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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