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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 가져오면 나머진 ‘착착’”…히든몬스터의 ‘원스톱 퍼블리싱’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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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8. 06. 16:07

돈보다 중요한 히든몬스터의 운영 철학
히든몬스터
"지금 즐기는 이 게임은 어떻게 내 손에 들어왔을까?"

문득 스치는 생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장에는 수많은 게임이 쏟아진다. 시장조사업체 앱피겨스에 따르면 2024년에만 약 12만 6000개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됐다. 하루 평균 345개에 달하는 숫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용자의 선택을 받는 일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의 게임이 이용자에게 닿기까지 마케팅, 운영, 사업, 서비스 등 복잡하고 전문적인 퍼블리싱 과정이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개발사가 퍼블리싱 전문 역량까지 갖추기는 어렵다. 나아가 전문 퍼블리셔 중에서도 모든 역량을 완벽히 소화하는 곳은 드물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게임사들의 보이지 않는 조력자가 바로 '히든몬스터'다. 게이머에게는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각종 순위 차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기 게임 다수가 히든몬스터의 손을 거쳤다. 이름처럼 숨은 곳에서 게임사의 성공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다.

히든몬스터는 소규모 조직임에도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키우며 독자적인 경쟁력을 증명해왔다. 히든몬스터 김대영 대표를 만나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고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과 과정을 들어봤다.

◆ 게임사들이 히든몬스터를 찾는 이유는

히든몬스터 김대영 대표. /김동욱 기자
히든몬스터는 운영, 사업, 디자인, 마케팅 등 퍼블리싱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제공하는 게임 전문 종합 대행사다. 고객사들이 히든몬스터의 문을 두드릴 때는 대부분 급박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때 히든몬스터가 갖춘 조직력과 실행력, 빠른 의사결정 구조는 빛을 발한다.

김대영 대표는 "게임 외에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도 한 달이면 출시가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명확한 강점이 자리하고 있다.

첫째는 '가성비'다. 고객사 입장에서 히든몬스터를 통하면 업계 통용 비용의 일부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직접 신경 써야 할 요소를 최소화해 관리 부담까지 덜어준다.

둘째는 압도적인 '정보력'이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모바일 차트 및 라운지 순위 상위권에 오른 게임 중 다수가 히든몬스터와 연결되어 있다.

덕분에 시장의 흐름과 이용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창립 후 6년간 쌓아온 실전 데이터와 인사이트는 고객사의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핵심 자산이다.

마지막 강점은 '속도'다. 히든몬스터의 신속한 의사결정은 앞서 언급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김 대표는 다양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정제하는 내부 구조가 '기회의 창'을 넓히고 퍼블리싱 속도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사가 꾸준히 다시 찾는 이유다.

◆ '돈'이 아닌 '상생'을 좇는 기업 철학

히든몬스터 김대영 대표. /김동욱 기자
히든몬스터는 단기적인 매출에 매몰되지 않는다. 외부 투자를 받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대영 대표는 "투자를 받으면 성과 압박이 생기고 의사결정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며 독립적인 경영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역설적이게도 돈을 좇지 않자 돈이 따라왔다. 히든몬스터는 매년 20~30%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초기 적자 후 급격히 상승하는 '제이커브(J-Curve)' 대신 내실을 다지는 계단식 성장을 추구한다. 2025년 매출은 이미 전년도 실적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 또한 10~15% 수준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히든몬스터에게 돈보다 중요한 가치는 고객사와의 '상생'이다. 김 대표는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 파트너들과 오래가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객사에 과도한 위험을 요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마다 원하는 전략은 극과 극으로 나뉘지만 현실적인 성공 기댓값은 중앙에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히든몬스터의 역할을 '자판기'에 비유했다. 자판기 속 내용물만큼이나 자판기가 놓인 위치가 중요하듯 게임의 성과는 어떤 맥락에 놓이는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히든몬스터는 극단적인 승부수가 아니라 가장 높은 성공 확률을 지닌 '자판기의 표준값'을 찾아내는 데 집중한다. 단기 성과보다는 고객사와 함께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방향을 그리는 만큼 전면에 나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에도 조심스럽다. 히든몬스터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고객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그림자'에 가깝다.

◆ 히든몬스터가 꿈꾸는 미래...퍼블리싱 기술을 증명하는 '허브'
히든몬스터 김대영 대표. /김동욱 기자
히든몬스터가 꿈꾸는 미래를 묻자 김대영 대표는 '허브(Hub)'라는 단어를 꺼냈다. 단순한 퍼블리싱 역량 제공을 넘어 다양한 게임사와 자원이 연결되는 네트워크의 중심축이 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최근 중소 규모 인디 게임사나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고 있지만 반복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적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히든몬스터는 특정 국가나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준비된 역량을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연결하는 '인적 기반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잠재력 있는 게임사들의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돕는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대영 대표는 '퍼블리싱 기술'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퍼블리싱 노하우를 기술로 공급해 수익화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이 기술의 가치를 증명해 제2, 제3의 히든몬스터가 등장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도 히든몬스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국 게임 생태계의 허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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