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위험한 확전 초래"…긴급 회의 소집
이스라엘 전역서 전쟁 종식 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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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전체를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직후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의 도심 지역인 가자시티를 완전히 점령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전쟁 발발 22개월 만에 이뤄진 이스라엘의 발표 이후, 이스라엘 전역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서 최근 몇 달 새 최대 규모로 꼽히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최대 도시 텔아비브 시내에서는 수천 명이 도로를 점거한 채 전쟁 종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질 가족들도 "남은 50명의 인질, 특히 생존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20명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가자시티 점령 계획이 위험한 확전을 초래할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8일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위험한 확전을 의미하고 수백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미 파멸적인 상황을 더 심화할 위험이 있으며 남은 인질들을 포함해 더 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점령 결정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독일·영국·프랑스·캐나다 등 9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작전을 "강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이번 조치가 "참혹한 인도주의 위기를 악화시키고, 인질을 위험에 빠뜨리며, 대규모 강제 이주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자에서의 합병이나 정착 시도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카타르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 등 20여 개국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결정을 규탄했다. 러시아 역시 이번 계획이 가자의 "이미 극도로 심각한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발표로 정전 협상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두 명의 협상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9일 스페인에서 카타르 총리와 만나 새로운 종전 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집트와 카타르 중재단은 모든 인질의 생사와 관계없이 전원 석방, 전쟁 종식, 이스라엘군 철수를 맞바꾸는 새로운 정전안을 준비 중이라고 아랍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편, 가자 보건부는 지난 하루 동안 영양실조 관련 성인 사망자가 11명 늘어, 6월 이후 11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이후 영양실조로 숨진 아동은 9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