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력 필요···노하우 전수 등 전문성 인계
AI 비파괴검사 수요, 기업 도입 여력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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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괴검사(NDT)는 검사 대상을 물리적으로 손상시키지 않고 내부 구조 결함이나 이상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부터 발전사 시설, 원자력·우주 분야까지 폭넓게 쓰인다. 민간 영역뿐만 아니라 한전KSP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공기업에서도 비파괴검사 용역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신규 인력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장기화될 경우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비파괴검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비파괴검사자는 2021년 2316명에서 2025년 8월 현재 기준 1707명으로 약 4년 만에 26.3%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검사자가 1617명까지 줄었다가 올해 들어 다시 1700명대로 돌아섰다. 이들은 비파괴검사 기사 경력 5년 미만, 산업기사 8년 미만 기능사 등 경력 10년 미만의 실무자들이다.
반면 검사책임자는 같은 기간 2150명에서 2720명으로 늘었다. 숙련자 등급인 검사책임자는 비파괴검사자가 수행한 검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필요시 검사 업무도 수행한다. 기존 검사자의 경력 축적으로 책임자 비중은 확대되고 있는 반면, 신규 실무자 유입은 줄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는 최근 5년간 2030인력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반대로 40대 이상의 비파괴검사 기술직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검사책임자도 검사를 수행할 수는 있지만 구조적으로 검사자와 검사책임자로 구성돼야 한다"면서 "비파괴검사자 인력 구성이 피라미드 구조가 아닌 역피라미드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신규 인력 감소의 배경으로 낮은 처우와 열악한 근무 환경이 지목된다. 신입 검사자의 임금이 낮고 업무 특성상 주말·야간 작업도 잦아 근무 여건도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간 입찰에서 과도한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간의 입찰 방식을 바꿔 달라는 요구를 산업부와 공정위 등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출혈 경쟁으로 인해 민간 발주에서 손실을 보고, 이를 공기업 발주로 메우는 것이 업계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인력 감소에 검사자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경영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한국비파괴검사학회 회장)는 "비파괴검사 분야에 AI를 적용하려는 수요는 있지만, 학습시킬 수 있는 표준화 데이터가 부족하고 보안 이슈 등도 있어 기업들이 제대로 수행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 국가 R&D 사업으로 누구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