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서울 쥐 출몰, 일시적 현상…예방 관리체계 잘 작동 중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18010007985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08. 19. 06:00

clip20250818104038
김순일 사단법인 한국방역협회 연구소장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낮 시간대에도 쥐가 먹이를 찾아 활발히 움직이는 장면이 목격되며 쥐 출몰 신고로 이어져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원래 야행성이 강한 쥐가 대낮에 모습을 드러내며 불쾌감과 위생 환경이 악화됐다는 인상을 주고, 렙토스피라증·신증후군출혈열 등 다양한 감염병을 매개하는 대표적인 위생해충이라는 점에서 경각심 또한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이번 현상이 기후 온난화 등으로 실제 서울에 서식하는 쥐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일까? 전문가와 방역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는 단기간에 개체수가 급증한 것이 아니라 기존 서식 개체들이 환경 변화로 은신처를 벗어나 사람 눈에 더 자주 띄게 된 상황에 가깝다.

원인 중 하나는 올여름의 이례적인 기상 상황이다. 기록적인 폭염과 잦은 폭우로 쥐들의 은신처인 하수도와 지하공간 등의 온·습도가 높아지면서 서식 여건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쥐들이 비교적 시원하고 먹이에 접근하기 쉬운 지상과 건물 인근으로 이동해 나왔고, 이 과정에서 인간 활동 범위와 겹치며 목격되는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 지역의 생활환경 변화와 도시 개발도 영향을 미쳤다. 특정지역의 심야까지 이어지는 상업 활동과 늘어난 배달 문화로 먹이에 접근할 기회를 넓히고 활동 무대를 생활권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재개발·공사로 인해 기존 서식지가 사라지며 쥐들이 인근 주거·상권 지역으로 이동하는 원인이 됐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려면 서울시 전역을 아우르는 종합적 설치류 관리 체계(IRM, Integrated Rodent Management) 마련이 필요하다. 민원·포획 건수, 기상 데이터, 건축물 준공 연도, 하수도 구조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고위험 지역을 선제적으로 지정·관리해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현장의 발생 흔적 등을 탐색하는 육안조사와 포획 트랩을 활용한 조사로 개체수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관리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IoT 센서와 카메라로 실시간 포획·활동량 데이터 전송 시스템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통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시민 참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모바일 간편 신고 시스템과 포인트·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신고를 활성화해 시민들이 쥐에 대한 모니터링의 1차 감시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쥐를 발견한 즉시 신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실시간 쥐 관리를 위한 대응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또한, 쓰레기 배출 시간 준수, 음식물 쓰레기 밀폐 용기 사용, 하수구 틈새 봉쇄 등 물리적 차단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 더 나아가 도시해충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불필요한 공포를 줄이고, 정확한 정보와 행동 지침을 확산시켜야 한다.

다행히 서울시는 일찍부터 음식물 쓰레기 밀폐용기 보급 및 배출 시간제 운영, 정원 등 녹지대 조성, 하수도 정비, 정기적 소독 등 종합적인 환경 개선과 예방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 왔다. 이러한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과 주기적인 방역 실행을 통해 도심 밀집 지역에서 쥐 개체수가 급격히 늘기 어려운 환경을 유지하는 데 기반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쥐 출몰 현상은 기록적인 기상 조건과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환경 변화가 맞물려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된다. 앞으로도 서울시의 예방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점검하고, 민·관이 협력해 쥐 서식밀도 관리를 강화한다면 서울에서 쥐로 인한 문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