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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기근 보고서…美 침묵, 이 “노골적인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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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5. 08. 24. 10:44

美 압박만이 이 태도 바꿀 수 있어
국제사회 "도덕적 분노"
TOPSHOT-PALESTINIAN-ISRAEL-CONFLICT-GAZA <YONHAP NO-3159> (AFP)
가자시티에서 식사를 배급 받기 위해 모인 가자주민들. /AFP 연합
식량 안보 전문가들은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기근이 발생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 세계 기아 위기를 모니터링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통합 식량안보 단계 분류(IPC)는 가자지구에서 최소 50만 명의 사람들이 기아, 급성 영양실조, 사망 등 가장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보고서는 유럽 국가들의 분노를 일으켰지만 이스라엘의 주요 후원국인 미국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백악관이나 미 국무부 모두 기근의 원인으로 이스라엘의 원조 제한을 꼽는 보고서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NYT는 23일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노골적인 거짓말"이라며 이스라엘이 "원조가 적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수많은 식량이 가자지구로 들어갔지만 하마스 야만인들이 그것을 훔쳐 먹어 뚱뚱해졌다"라며 네타냐후 총리의 비판에 동조했다.

해당 보고서 발표로 많은 이스라엘 동맹국들이 네타냐후 정부를 비난했으나 미국은 네타냐후를 지지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최근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지구 중부의 정착촌 프로젝트를 승인했는데, 이를 두고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개념을 묻어버린다"라고 말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끝내라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피난하고 있는 가자시티를 침공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압박만이 네타냐후 총리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1990년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에 참여한 전직 외교관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가 실질적인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7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기아가 있다고 믿는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결별할 의향이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두 지도자는 이제 가자지구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의 관심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쏠리고 있다고 밀러는 지적했다.

IPC는 보고서에서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도 9월까지 기근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7월 말 당국이 가자지구에 더 많은 원조를 투입하기 시작한 이후 현지 물가가 많이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을 가자지구에 충분한 식량을 들여 보냈지만 구호 기관들이 식량을 제대로 분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다른 전통적인 동맹국들은 보고서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응에 회의적이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은 22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 충분한 원조를 허용하지 않아 이 인위적일 재앙이 발생했다"라며 "이것은 도덕적 분노다"라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시티에 대한 전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호 기관들은 이번 공격으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피난을 떠나야 하며 이는 더욱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궤멸시키기 위해서는 이 작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국민은 분열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을 석방하기 위해 하마스와의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협상가들이 양측 간 휴전 협상을 되살리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계획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SNS에 "하마스가 붕괴할 때만 남은 인질들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라며 "이것이 빨리 이루어질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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