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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대통령, 단원제 의회로 전환 추진…2027년 국민투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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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5. 09. 09. 09:32

상·하원 이원제 폐지 제안…"상원 사명 충분히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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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2022년 11월 알마티의 한 대선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AP 연합
중앙아시아 최초로 대통령 단임제를 도입한 카자흐스탄이 이번에는 양원제에서 단원제로의 의회 개혁을 공식화했다.

카자흐스탄 매체 텡그리뉴스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마질리스(하원) 연설에서 현행 상·하원 이원제를 폐지하고 단원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헌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2027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번 개혁은 대통령 권한 개혁을 포함한 이전의 개혁 연장선상에 있으며, 정부와 국민 사이의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정의로운 카자흐스탄을 건설하는 방향"이라면서 "개혁은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회적 요구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회 개혁 문제는 이미 20여년간 논의돼 온 사안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자신의 상원의장 시절을 의식한 듯 "상원의 역사적 사명은 충분히 수행됐다"며 단원제 전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단임제 개혁과 함께 의회 개혁도 필수적인 국가 과제임을 강조하며 "앞으로 단원제 의회로 전환하는 방안을 국민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사회, 전문가 그리고 현 의회가 참여하는 심도 있는 논의가 최소 1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개혁안은 국내 정당들에게도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현 마질리스(하원)는 임기 종료까지 입법 과정에 참여하고, 상원은 국민투표와 차기 총선까지 기능을 이어간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현 의원들이 진정한 정치인으로서 책임감 있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란다"며 정치권의 성숙한 대응을 촉구했다.

카자흐스탄 상원제도는 구소련 해체 직후인 1995년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창설돼 지속돼 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재임 시절 10여년간 상원의장으로 활동했으며, 2019년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국가안전보장이사회 의장직과 집권여당의 지도부를 지키며 사실상 상왕으로 군림했다.

한때 '나자르바예프의 꼭두각시'라는 평가를 받은 토카예프 대통령은 2022년 1월 반정부 유혈시위가 발생하자 기존 세력을 제압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그해 6월과 9월 개헌을 단행했고 11월에는 대통령 임기를 5년 연임제에서 7년 단임제로 변경하며 조기 대선을 실시해 82.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어진 상원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자, 토카예프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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