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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여당, 지방선거 참패… 긴축에 등돌린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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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9. 09. 11:03

유권자들, 경제정책 피로감…내달 중간선거도 패할 가능성
ARGENTINA ELECTIONS <YONHAP NO-5476> (EPA)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라플라타의 선거운동본부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접한 후 연설하고 있다./EPA 연합
아르헨티나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참패했다. 민심이 우파 정부의 강력한 긴축 정책에 피로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 정부는 정책의 기조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일간 클라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실시된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상·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유전진당(LLA)은 제1야당인 중도좌파 페론당에 대패했다.

국가 전체 인구의 약 38.6%가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의 최대 선거구다. 이번 선거는 다음 달 진행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예선전으로 여겨졌다.

페론당은 이번 선거에서 유효표의 약 47%를 가져갔다. 약 34%를 얻는 데 그친 LLA에 압승했다.

모든 의회 선거를 정당명부제로 치르는 아르헨티나에서 득표율로 의석수가 결정된다. 페론당은 이번에 선출된 주 상원 23석 중 13석, 주 하원 46석 중 21석을 꿰차게 됐다.

우파 정당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득표율 3위 정당은 페론당 비주류파가 독자적인 후보를 낸 '우리가 부에노스아이레스(SBA)'(5%), 4위는 '좌파전선(FI)'(4%)이었다.

라나시온 등 현지 언론은 강성 우파인 집권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좌파 진영에 표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명백하게 선거에서 졌다"며 "다시 일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정치적인 실수가 있었다면 인정하고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정책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긴축) 정책에서 한 발짝도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설정한 정책의 방향을 그대로 유지하고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복수의 정치평론가는 집권당 패배의 원인을 긴축으로 팍팍해진 가계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강력 긴축으로 경기가 가시적으로 호전되지 않자 민심이 돌아서기 시작한 것으로 봤다.

현지 일간 페르필은 소비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어 일자리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이 고전 중이라며 이는 가계 살림까지 어렵게 긴축에 대한 반발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각종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한 것도 민심 이반을 유발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 유권자는 "91세 된 노모가 예전엔 연금으로 생활이 가능했지만 공과금이 오르고 연금이 제자리걸음을 해 지금은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달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선 연방 하원의원 127명, 상원의원 24명이 새롭게 선출된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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