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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의 경우 '청정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R&D가 그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에너지 투자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3.3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그중 2.2조 달러가 태양광, 풍력, 전력망 등 청정에너지 부문에 쓰이게 된다. 이는 화석연료 투자(1.1조 달러)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10년 전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던 청정에너지 투자 비중이 이제는 60% 이상을 차지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속에서 한국의 선택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0%를 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9% 수준에 불과해 OECD 평균 34.4%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게다가 재생 설비는 호남에 12.5GW가 몰려 있고 수도권은 3.0GW 수준에 그쳐 재생에너지 지역 편재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RE100 캠페인 등 그린 무역장벽 확대 추세에서 에너지 전환의 지연은 곧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달 22일 발표된 2026년도 정부 R&D 예산안은 역대 최대 규모인 35.3조원 수준으로 무너진 연구생태계의 완전한 복원과 진짜 성장 실현에 대한 집중 투자는 환영할 일이다. 특히 총 R&D 예산이 확대되는 가운데 에너지·탄소중립 분야에도 전년 대비 19.1%가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인 2.6조 원이 투자된다. 에너지·탄소중립 투자는 단순한 증액이 아니라 산재한 우리 에너지·탄소중립 과제를 해결할 믿음직한 해법이기에 지난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따른 단순한 회복을 넘어 진짜 도약을 위한 파격적 확대라고 볼 수 있다.
AI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차세대 전력망(HVDC, 지능형·분산형), 장주기 에너지저장(ESS)을 핵심 축으로 제시했고 초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초대형(20MW급) 풍력의 실증·국산화를 지원한다. 동시에 청정수소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과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한국형 수소환원제철실증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의 공정혁신 및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를 현장 적용을 전제로 추진한다. 이번 정부의 에너지·탄소중립 R&D 예산과 전략은 불확실성이 일상화한 시대에 한국을 에너지 전환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리나라의 여건과 자원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기술들은 향후 진짜 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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