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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연준 스몰컷 단행···한은도 금리인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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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19. 00:01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이 17일(현지시각) 워싱턴 디시(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 4.00~4.25%로 조정했다. 올 들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을 이어오다 9개월 만에 단행한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첫 금리인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빅컷(0.5%p 인하)이 아니라 스몰컷(0.25%p 인하)을 택했다. 우리와 미국 간 기준금리 차는 역대 최대였던 2%포인트(상단 기준)에서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이에 따라 부담을 덜게 된 한국은행이 다음 달 2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주목된다.

미 연준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경제성장 둔화, 고용 증가세 약화, 실업률 상승을 금리인하 배경으로 설명했다. 고용둔화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연준의 '물가 안정·완전 고용' 목표가 충돌했지만, 이번 결정은 인플레이션보다 고용시장 악화를 더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선 고용불안만 진정되면 언제든 금리 방향의 포커스가 물가에 맞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인상 정책이 내년까지 자국 상품가격 상승을 가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소비자에게 직접 전가되진 않았지만 점차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준이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상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을 기존 3.9%에서 3.6%로 낮추면서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는데도 이날 S&P500과 나스닥지수가 소폭 하락한 이유다.

한은도 이르면 10월 중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부쩍 늘었다. 한미 금리격차 축소로 원화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가 줄면서 한은의 운신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올해 성장률이 0.9%(정부 기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수형 한은 금통위원도 최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성장세 개선에도 당분간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흐름이 예상돼 성장의 하방압력 완화를 위해 추가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걸림돌이 적지 않다. 6·27 부동산대책과 9·7 공급확대 대책에도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상승률이 0.48%로 6월(1.44%), 7월(1.09%)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조1000억원 늘며 또다시 증가폭이 커졌다.

정부가 집값 잡기에 실패해 추석연휴까지도 오름세가 지속된다면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이 11월 또는 그 이후로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 연준이 오는 10월과 12월 중 잇따라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 우리만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은은 가계대출 억제 등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과 보조를 맞추되 금리인하도 신중히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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