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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 포켓 나이츠 ‘귀염뽀짝 기사단 출격’...뮤, 방치형 RPG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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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9. 24. 17:57

'뮤(MU)'. 이 두 글자는 2000년대 초반 PC방의 공기를 기억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단순한 게임 이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광활한 로렌시아 평원을 달리며 '축석(축복의 보석)' 하나에 환호하고 반짝이는 날개를 달기 위해 밤을 지새우던 그 시절의 열망. 

그 MMORPG의 전설이 이제는 주머니 속에 쏙 들어오는 귀여운 기사단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바로 웹젠의 신작 모바일 RPG '뮤: 포켓 나이츠'다. 지난 18일, 140여 개국에 동시 출시되며 글로벌 무대에 선 이 작은 기사들은 과연 원작의 묵직한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뮤: 포켓 나이츠' 첫 인상부터 강렬하다. 익숙한 클래스 이름인 흑기사, 요정, 마검사, 흑마법사가 귀여운 2D 캐릭터로 재탄생했고, 방치형 시스템 위에 꽤나 촘촘한 RPG의 골격을 얹었다. 광활한 로렌시아를 직접 누비진 않지만, 그 시절 '뮤'의 향수는 분명히 묻어난다.

◆ 자동 사냥 그 이상의 '방치' 그러나 심심할 틈 없는 이유
'뮤: 포켓 나이츠'는 방치형 장르다. 바쁜 현대인에게 게임은 숙제가 아닌 휴식이 되어야 한다는 듯 이 게임은 플레이어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한번 켜두기만 하면 흑기사, 요정, 마검사, 흑마법사 등 SD 캐릭터로 재탄생한 4인의 기사단이 쉴 새 없이 몬스터를 사냥하며 재화와 아이템을 쌓아 올린다. 

플레이어는 그저 가끔씩 들러 산더미처럼 쌓인 전리품을 확인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즐거움만 누리면 된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다른 방치형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끝없이 몰려오는 몬스터를 처치하고 스테이지 보스를 격파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직관적인 구조다. 다만 시작할 때 '뮤'의 상징적인 네 클래스 중 하나를 골라 애정을 쏟으며 시작한다는 점은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물론 스테이지를 돌파하며 다른 동료들을 모두 영입해 4인 파티를 꾸리게 되지만 역시 처음 선택한 캐릭터에게 마음이 더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저 그런 방치형 게임 같지만, '뮤: 포켓 나이츠'는 '채팅'이라는 의외의 카드로 차별화를 꾀했다. 화면 상단에서는 내 기사단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 동안 하단에서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처음엔 '방치형 게임에 웬 채팅창?'이라며 의아했지만, 이 시스템은 마치 혼자 조용히 사냥하는 줄 알았는데,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수다를 떠는 PC방의 정겨움처럼 작용했다. 막히는 부분을 바로 물어보거나, 소소한 공략을 공유하며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함께'하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든다.

◆ 가벼움 속에 숨겨진 묵직함, 원작의 향수를 담다
'뮤: 포켓 나이츠'는 귀여운 외형을 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성장 콘텐츠는 레벨 업을 넘어 특정 구간에 도달하면 새로운 스킬을 배우는 '전직' 시스템으로 성장의 체감을 확실하게 전달한다. '뮤'하면 떠오르는 상징, '날개' 또한 1차, 2차로 강화하며 강력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잡았다.

여기에 보유만 해도 능력치가 오르는 코스튬 시스템, 마스터리, 장비 성장 등 파고들 만한 육성 요소가 끝없이 펼쳐진다. 특히 이 게임의 핵심 BM(비즈니스 모델)과 연결된 '유물 시스템'은 뽑기를 통해 캐릭터의 각종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상승시키는 구조로, 성장에 대한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유물은 가챠(뽑기)로 획득하며, 캐릭터의 공격력, 방어력, 속도, 생명력 등을 강화하는 주요 수단이다. 이 유물은 장착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비를 분해해 얻은 재료로 잠재 능력까지 강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무과금이나 소과금 유저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지만, BM이 지나치게 압박스럽지는 않다는 점은 다행이다. 오히려 캐릭터 자체보다 유물 세팅과 전투 전략이 더 중요한 구간도 많아 생각보다 덱 구성이 재미있게 작동한다.

다만, 방치형 게임의 특성상 빠른 성장을 원한다면 결국 과금을 하게 되는 구조는 여전하다.
원작의 상징적인 던전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다. '악마의 광장'이나 '블러드 캐슬' 등을 연상시키는 던전들은 디펜스, 섬멸 등 각기 다른 플레이 방식을 요구하며 방치형 게임에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전투에 전략적인 재미를 불어넣는다. 

이처럼 '뮤: 포켓 나이츠'는 쉽고 편안한 방치형의 틀 안에서 원작의 핵심 시스템들을 재치있게 녹여내며, 신규 유저는 물론 올드 팬들의 추억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화려했던 PC방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우리의 손안에서 다시 태어난 작은 기사단은 그때의 열정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기에 충분하다.
김동욱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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