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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카자흐스탄 매체 텡그리뉴스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진행된 언론과의 대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외교적 대화와 협상으로만 종식될 수 있다"며 "카자흐스탄은 중립을 지키면서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 모두가 수용할 만한 실질적인 협상안은 현재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 성과 있는 회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 분쟁에서 중재자가 아니고 스스로 중재자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우크라이나 위기는 매우 복잡하고 단순화될 수 없다고 항상 믿어왔고 공개적으로도 그렇게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주요 쟁점에서 양국 간 의견 불일치가 이어지고, 휴전 없이 군사 행동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솔직히 비현실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국제법과 정의 원칙이 보장된다면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제3국에서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밝힌 직후 나온 것으로, 중재국 지명에 대한 일종의 화답으로 풀이된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로, 구소련 시절부터 러시아의 국제 분쟁 해결 과정에서 일정한 중재 경험을 쌓아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7년에 개최됐던 '시리아 아스타나 회담'이다. 당시 러시아·터키·이란이 시리아 내전 해결을 위해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협상을 주도했으며, 이를 계기로 카자흐스탄은 중립적 협상지로 자리매김했다.
또 과거 이란 핵합의 과정에서도 핵 물질 반출 문제를 두고 실질적 역할을 수행했다.
한 전문가는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전략적 동맹을 유지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및 서방 국가들과도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같은 균형적 외교 노선은 양측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협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