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4일 까지 제주해녀박물관서 특별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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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기의 삶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감정은 묘한 파동이 일 때가 있다. 특히 거친 파도와 싸우며, 생사를 바다에 맡기고 있는 해녀들의 감정선은 더 큰 파동이 일 것이다.
제주 해녀들은 대대로 바다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순간, 순간, 생사기로에 있던,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감정을 손끝으로 표현하며, 삶의 기억을 엮어낸 전시회가 있다.
해녀들의 삶의 터를 그려낸, 2025년 제주해녀박물관 특별기획전 '해녀 바당 작품전'은 제주해녀박물관 전시실에서 지난 20일부터 시작되었다. 12월14일까지 이어진다. 제주도 3개의 어촌계 소속 해녀작가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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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에게 테왁은 생계를 위한 도구이자, 바다 위에서 숨을 고르는 쉼터이다. 이 작품은 노동의 기억을 넘어, 해녀들의 연대와 손끝의 감정이 엮인 바다 위 예술이다
이호 해녀들 그림에는 물질이 잠시 멈춘 바다의 풍경이 담겨 있다. 특히 작품은 뿔소라, 성게, 물결, 숨비소리까지, 바다는 더 이상 노동의 현장이 아니라, 해녀 자신을 위한 돌봄과 휴식의 공간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들은 '해녀에게도 여름방학이 있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해 해녀 스스로를 위로하고 돌보는 시간을 담아낸 감성적인 기록이자 시선의 전환이다.
김은주 작가는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살다가 제주로 이주해 해녀가 되었다. 바다에서의 삶을 글로 풀어내며 에세이 '명랑해녀'를 출간했다.
김 작가의 에세이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목소리로 써 내려갔다. 바다를 일터로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을 함께 공감하고 해녀문화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고 모 초등교 교장은 "자기의 삶을 예술 활동으로 승화시킨 이들이 존경스럽다. 해녀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들을 표현하는 주체적인 문화 창조자"라며 관람평을 했다.
전시를 기획한 제주해녀박물관 권미선 학예사는 "해녀들은 전시와 강연, 공연,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문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 활동은 해녀의 삶에서 느껴지는 파동을 전달하기 위하여 자신들의 문화적 영역을 확장해나가며, 자기들의 삶을 관객과 해녀 사회와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특히 특별기획전 작품 안에는 수십 년간 바다에서 물질하며, 겪어 온 삶의 무게와 일상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은퇴 해녀부터 젊은 새내기 해녀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바다와 함께 살아나길 존재로서 해녀들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해녀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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