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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AD “미래시로 서브컬처의 새로운 언어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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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관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9. 26. 19:03

아시아투데이 심민관 게임담당 기자 = 도쿄 치바 마쿠하리 멧세,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도쿄게임쇼 2025 한쪽 부스 앞. 화려한 일러스트가 가득 걸린 전시 공간은 유독 젊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바로 스마일게이트가 첫선을 보인 신작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이하 미래시)’ 부스였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수집형 서브컬처 RPG 미래시는 아직 개발 중임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리티가 살아 있는 캐릭터 디자인과 콘셉트로 현장의 팬들을 끌어모았다. 그 중심에는 ‘혈라’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김형섭 아트 디렉터(AD)가 있었다.

 김형섭 AD /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개발사 컨트롤나인 김 AD는 공동 인터뷰 자리에서 특유의 단호한 어조로 “미래시의 무기는 결국 오리지널리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작품에 대해 “여러 시대가 공존하는 만큼 다양한 콘셉트가 등장하지만, 화풍만큼은 하나로 통일했다. 플레이어가 ‘이건 미래시다’ 하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스 벽면을 채운 일러스트에는 근미래적 장비를 착용한 캐릭터와 중세풍 복장을 한 인물이 나란히 서 있었지만, 묘하게도 같은 세계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도쿄게임쇼 2025 스마일게이트 부스 / 사진=심민관 기자


현장에서는 메인 캐릭터 3종이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엔데는 노출을 최소화하고 남색 계열로 절제된 매력을 담아 차갑지만 신뢰할 수 있는 동료의 이미지를 구현했고, 이츠카는 갸루와 닌자라는 정반대의 요소를 혼합해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티에리아는 SF와 종교적 코드가 결합된 소심한 수녀 캐릭터로, 부스 앞을 지나던 일본 관람객들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TGS 부스 분위기는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가득했다. 관람객들은 “2D 일러스트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지금까지 본 서브컬처 게임과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고, 시연대를 빠져나온 일본 팬들은 기념품을 받아 들고 곧장 다시 줄을 서기도 했다. 

김 AD는 “부정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었고, 캐릭터의 개성과 화풍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며 “아직 개발 초반이라 3D 그래픽은 미완성이지만, 완성도를 끌어올려 ‘명일방주’나 ‘소녀전선2’ 수준의 밀도를 구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뜨거운 논쟁거리인 AI 아트에 대해 “사람들이 작품에 감탄하는 이유는 결국 ‘이걸 인간이 직접 그렸다’는 존중이 있기 때문”이라며 “AI는 그 감정을 줄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퀄리티도 담을 수 없다고 본다”고 예술가로서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AD는 이미 시프트업에서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 등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작품에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제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도 있었지만, 낯설어하는 분도 있었다. 미래시는 그런 양극단을 넘어 누구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게임쇼 2025 스마일게이트 부스 / 사진=심민관 기자

 

도쿄게임쇼 현장은 김형섭 AD에게 확신을 준 자리이기도 하다. 

김 AD는 “이번 TGS는 우리가 걸어온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기회였다”며 “앞으로는 ‘캐릭터가 예쁘다’는 칭찬을 넘어서 ‘게임도 정말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부스와 화려한 신작들 속에서도 ‘미래시’가 남긴 울림은 분명했다. 독창적인 화풍과 캐릭터성,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아트 디렉터의 확고한 철학이 일본 현지 팬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었다.
심민관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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