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중·삼호 이어 타결 완료
미포-현중 합병 관련 협의도 노사 협력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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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이날 임금협상안 찬반투표를 진행해 약 70.2%의 찬성률로 가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현대삼호중공업은 25일 각각 협상을 타결하며 노사 협의를 마쳤다. 이로써 조선 3사가 모두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번 HD현대미포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3만5000원 인상, 격려금 최대 640만원, 특별금(약정임금 100%)과 성과급 지급 등이 담겼다.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 합병 재도약 축하금 120만원, 마스가프로젝트 성공 인센티브 100% 등도 포함됐다. 노사 양측은 또 합병에 대비해 인사·복지제도 통합 협의체를 운영하고, 고용안정 및 노사 상생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단순한 임금 인상 차원을 넘어 합병 국면에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노사 간 신뢰 기반을 마련한 의미가 크다고 본다. HD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의 합병 절차가 본격화되면 생산 인프라 통합을 통한 건조 능력 제고와 자재 조달·공정 관리의 효율화, 글로벌 발주처 협상력 강화 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6월 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해외 계열사 총괄 법인 설립 등을 골자로 한 재편안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생산 인프라 통합, 원가 효율성 개선, 글로벌 발주 대응력 강화 등 종합적인 경쟁력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양사 계열사 합병은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구조 효율화와 체질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포석이라는 평가 하에 최근 한국상장사협의회 산하 지배구조자문위원회도 합병에 찬성한다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은 올해 들어 글로벌 발주 환경 변화에 대응해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8월말 기준 수주 목표 68.8%를 채운 상태다. 전년에 비해 수주실적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고부가가치 LNG선 외에 대규모 컨테이너선 계약도 진행하면서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해양·방산 협력도 확대 중이다. 최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만나 조선 분야 합작 조선소, 특수선 사업 등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미국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역시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어, 그룹 차원의 구조 재편과 맞물려 시장 우위를 선점할 동력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사관계가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고질적인 우려 요인이 돼왔으나, 최근 상생 등을 이유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 등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