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증' 방식 일축, 현금 투자 압박
WSJ "러트닉 상무, 한국과 3500억달러 증액 논의...일본의 5500억달러에 근접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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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 운영권을 미국 투자자 그룹에 매각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우리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결코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잘하고 있다. 우리가 이토록 잘한 적은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무역 합의 덕분에 한 사례에서는 9500억달러를 확보하게 됐는데, 이전에는 전혀 지불하지 않던 금액"이라며 "일본에서는 5500억달러, 한국에서는 3500억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밝혔다.
9500억달러는 유럽연합(EU)과의 합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이지만, 액수는 차이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7월 27일 EU가 총 7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고, 기존 투자건 외에 6000억달러(830조7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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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달러를 '선불'이라고 거론한 것은 한국 정부의 당초 설명이나 입장과 큰 차이가 난다.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아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도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등의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할 경우 한국이 상당한 외환 리스크를 지게 된다는 점에서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백악관이 한국과의 합의를 미세 조정하려고 한다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최근 한국 정부 관리들에게 융자보다는 현금으로 더 많은 자금이 지원되길 원하고 있다고 비공개로 말했다고 미국 관리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러트닉 장관은 한국 관리들과의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을 3500억달러에서 소폭 증액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최종 규모가 일본이 약속한 5500억달러에 더 근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