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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서울국제명상엑스포 “뇌에 도움되는 명상 저변 넓혀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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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9. 26. 21:52

정도스님 "명상 더는 일부 수행자의 전유물 아니다"
뇌과학으로 설명하는 의식과 명상의 효과 등 발표
강연자들, 자아화와 식습관 등에서 알아차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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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콘퍼런스 첫째 날에 강연하는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장 정도스님./사진=황의중 기자
명상의 뇌과학적인 효과가 점차 입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명상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26일 동국대에 따르면 서울 캠퍼스 남산홀에서 열린 제6회 서울국제명상엑스포는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명상 콘퍼런스를 이틀간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전 세계적인 명상 전문가와 과학·의료·교육계 인사 등 9명의 강연으로 구성됐다.

◇25일 명상 콘퍼런스 '명상과 정신건강'...뇌파 변화 등 증거로 제시
첫째 날인 25일은 '명상과 정신건강'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강연은 △릭 핸슨 UC버클리대 그레이터 굿 사이언스 센터(Greater Good Science Center) 수석연구원의 '평온, 행복, 자비심을 키우는 알아차림 수행'△ 동국대 종학연구소장 정도스님의 '동국대학교 명상 교욱과 비전' △권준수 한양대 의과대학 석좌교수의 '명상(템플스테이)의 뇌과학' △에릭 룩스 브라운대 마음챙김센터 소장의 '고등교육 명상의 현재와 미래' 등이 진행됐다.

이날 강의 중 눈길을 끈 것은 종학연구소장 정도스님의 강의였다. 스님은 초조 달마 대사로 시작한 전통 선사상이 육조 혜능·임제·지눌스님으로 이어져 오늘날 동국대에서 어떻게 교육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전통 선사상을 오늘날로 있는 역할은 종학연구소가 맡고 있다. 종학연구소는 간화선 학술연구의 중심으로 그간 93명의 전문 연구자를 배출하고 7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첨단 기술을 통해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생활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눈길을 끄는 연구는 동국대 석좌교수 수불스님 지도 아래 진행된 일주일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측정한 뇌파 분석에서는 과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수행 전후로 참가자들은 불안정한 뇌파가 사라지고 안정적인 뇌파가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도스님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명상은 더 이상 일부 수행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사회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삶의 지혜가 될 것"이라며 저변 확대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권준수 한양대 석좌교수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함께한 템플스테이 뇌영상 연구를 소개하며 명상의 뇌과학적 효과를 설명했다.

권 교수는 체험형·휴식형 템플스테이 이후 뇌영상을 통해서 마음챙김 능력과 회복 탄력성 등 효과에서는 두 프로그램 모두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냈지만 3개월 후에도 지속되는 것은 '체험형'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체험형 템플스테이'은 체험을 통해 변화를 이루려는 노력이기에 효과는 다르다"며 "이처럼 체험을 하려는 노력으로 꾸준히 진행된 명상은 구조적 변화(피질 두께·백질)와 기능적 변화를 동시에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명상 콘퍼런스 이틀째 '명상의 사회적 가치'
명상과 정신건강을 살펴봤다면 콘퍼런스 둘째날 주제는 '명상의 사회적 가치'를 논하는 자리였다. 강연은 △데이비드 바고 국제명상연구학회(ISCR) 회장의 '명상을 통한 자기 변화'△에밀리아나 사이먼-토마스 UC버클리대 그레이터 굿 사이언스 센터 과학 디렉터의 '친사회적 실천이 어떻게 건강과 웰빙을 증진하는가' △전미선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명예교수의 '암 생존자에서 명상의 적용' △진 크리스텔러 인디애나주립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마음챙김과 마음챙김 먹기' △해롤드 로스 브라운대 종교학과 교수의 '북미 대학의 성찰학의 교육에서 명상의 의미' 등으로 이어졌다.

둘째 날 눈길을 끄는 강연은 자아의 구조를 설명한 데이비드 바고 회장과 마음챙김과 먹기에 대해 얘기한 진 크리스텔러 인디애나주립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발표였다.

데이비드 바고 회장은 명상 훈련을 통한 자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고 회장은 자아를 집의 구조에 빗대어 설명했다. 집 안에 침실, 거실, 식당처럼 각기 다른 용도가 있듯이 우리도 세상에서 부모, 친구, 직원 등 다양한 역할과 필요를 가지고 살아간다. 집에 우리가 채워 넣는 물건들은 '나의 것'이라 여기는 물질적 소유물이다. 이를 붓다의 관점으로 본다면 "'나-마음 복합체'라는 집착을 낳고 이 같은 집착은 나와 남, 내적·외적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바고 회장은 신경생리학 이론을 들며 "뇌는 수백 밀리초 단위로 사건을 처리해 의식을 생성한다. 약 500밀리초마다 신체 감각 처리에서 개념적 평가·해석, 기억·예측 모델·행동 반응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는 연간 약 6300만 번 발생하며 자아 정체성을 구축한다. 누적된 경험이 지금의 '나'를 완성한다는 것"이라며 "잘못된 자아화는 고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신경생리학이 불교 아비달마와 유식학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결론을 두고 바고 회장은 "고통의 씨앗을 행복의 씨앗으로 전환하려면, 그것들이 모두 의식의 발현임을 깊이 보고 알아차려야 한다"는 팃낙한 스님의 말씀을 인용, 명상 수행을 제안했다.

진 크리스텔러 인디애나주립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현대인의 식습관을 교정하는 데 명상의 '알아차림'을 적용한 연구 결과를 사례로 들었다. 크리스텔러 명예교수에 따르면 일반인들의 식습관은 오로지 음식이 보이기 때문에 먹는 조건화된 반응이다. 이러한 '알아차림 없는 식습관'은 과식과 불균형적 식사를 유도해 '비만과 다이어트 윤회' 속에서 살아가게 만든다.

크리스텔러 명예교수는 '마음챙김기반 섭식 알아차림 훈련'을 소개하며 배고픔·포만감·맛·감정 등 신체·정서 신호를 자각하며 식사할 것을 강조했다. 자신이 느끼는 배고픔이 정말 필요한 신체적 배고픔인지 다른 유인들이 있는지를 잠시 멈추고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음챙김 먹기는 체중감량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짧은 명상을 통해 폭식장애를 해소하고 정서적, 영적 안녕을 증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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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 체험과 뇌과학적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권준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석좌교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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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구조를 비유로 설명하는 데이비드 바고 국제명상연구학회(ISCR) 회장./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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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하는 진 크리스텔러 인디애나주립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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