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 앞다퉈 개발
예측 한계도…"주체 간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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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과 WMO는 지난 24~26일 제주 서귀포시 국립기상과학원에서 'AI 초단기 예측 시범 사업(AINPP) 워크숍'을 개최했다. AINPP는 WMO가 2023년부터 시작한 AI 기반 초단기 예측 기술에 대한 국제 협력 프로젝트다. 워크숍에선 각국의 기상 당국과 민간 기업이 개발한 '초단기 AI 예측 모델'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실제 예보 현업에 적용할 방안을 논의했다.
초단기 AI 예측 모델은 기존 기상 데이터를 학습시킨 후 현재의 대기 상태를 입력하면 1분 이내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기존 수치예측모델의 경우 인공위성 등을 통해 관측한 기상데이터를 복잡한 방정식에 대입해 슈퍼컴퓨터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정확도는 높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게 단점이다.
국내 기상청은 2020년부터 카이스트와 협력해 초단기 강수 예측 모델 '나우알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강수 패턴을 추출하고 트랜스포머(인공신경망) 모델로 학습해 6시간 후 강수 상태를 10분 간격으로 예측하는 게 특징이다. 올해 2월 여름철 기상에 대해 추가 학습을 시킨 후 예보관 업무에 시범 적용하기 시작했다.
중국, 홍콩, 유럽 등 세계 기상 당국뿐 아니라 AI 기술 선두주자인 '빅테크 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고 있다고 평가 받는 모델은 구글의 '그래프캐스트'다. 구글은 지난해 그래프캐스트가 현존 최고 수치모델을 보유한 유럽중기기상예보센터(ECMWF)의 단일예측보다 오차가 적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구글은 최근 '뉴럴GCM'이라는 모델을 통해 올해 인도의 몬순 기후를 한 달 전에 예측하기도 했다. 쉬레이야 아그라왈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가장 중점으로 보고 있는 것은 강수량"이라며 "이 부분에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변수들로 최적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도 지난해 기상예보 AI 소프트웨어 '어스(Earth)2'를 공개했다. 어스2가 태풍 징후 등 자료를 수집하고 자체 AI 모델인 '코디프'가 이를 받아 예상 경로를 분석하는 식이다. 제프 아디 엔비디아 수석 엔지니어는 "최근 3D 시각화 기능도 도입했다"며 "궁극적으로 장기 예측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AI 역시 한계가 있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이례적인' 위험기상 예보엔 취약하다. 또한 아직 AI의 '할루시네이션'(가짜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만들어내는 현상)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당 200㎜'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 예측 정보를 예보관들이 신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기상 당국의 데이터와 빅테크 기업의 기술 간 융합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혜숙 국립기상과학원 인공지능기상연구과장은 "최근 시범 사업에서도 완전히 빗나가는 경향을 종종 보였는데, 문제는 틀린 정보인지 모를 때도 있다는 것"이라며 "데이터 표준 가이드라인과 협업 등을 논의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