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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인’ 고향으로…네덜란드, 식민지 약탈 화석 인도네시아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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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28. 14:13

130년 만의 귀환, 유럽 국가들 잇단 식민지 유물 청산 행보
화면 캡처 2025-09-28 140552
네덜란드-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바인 유골 화석 포함 식민지 시대 반출 화석 반환 협정 체결하는 모습. /AFP 연합
네덜란드가 식민지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반출한 자바인 유골 화석을 포함한 대규모 소장품을 반환하기로 했다. 약 130년 만에 '자바인'의 유골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네덜란드 교육문화과학부는 26일(현지시간) 레이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인도네시아와 협정을 체결하고, 자바섬에서 가져온 2만8000여 점의 화석을 돌려주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 일정에 맞춰 이뤄졌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같은 날 헤이그 왕궁에서 빌렘 알렉산더 국왕과 막시마 왕비를 접견했다.

반환 대상에는 해부학자 외젠 뒤부아가 19세기 말 인도네시아에서 발굴해 네덜란드로 가져간 유물 수천 점이 포함됐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자바섬 솔로강 인근에서 발견된 두개골 화석이다. 자바인(Java Man)으로 불리는 이 화석은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직계 조상으로 알려진 '호모 에렉투스'의 존재를 입증한 최초의 증거로 평가된다.

자바인 화석은 1891년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무단 반출된 것으로, 당시 현지 주민의 동의 없이 강제로 가져간 사례로 꼽힌다. 네덜란드 조사위원회 역시 "인도네시아 주민의 의사에 반해 반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환을 권고했다.

구케 모스 네덜란드 교육문화과학부 장관은 "철저한 조사를 거친 권고에 따라 화석을 돌려주기로 했다"며 "자연사박물관과 인도네시아 측과 협력해 원활한 이전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제국주의 시대 강제로 수탈한 식민지 유물을 반환하는 국제적 흐름의 일환으로도 주목된다. 최근 프랑스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참수된 토에라 왕의 유골을 비롯해 사칼라바족 유골을 본국에 반환한 바 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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