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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리포트] ‘하메네이 참수’ 평양 적용 불가론...‘조선업’ 앞세운 이재명표 한미동맹 현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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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04. 05:46

"이란과 북한은 다르다"
북핵·중러·지정학 리스크, '김정은 제거' 작전 어려워
문재인 정부 때 '비용 논쟁' 탈피…산업·공급망 기반 '상호이익형 동맹' 재정렬
'모델 동맹'의 명과 암…'책임 청구서'
KEI 세미나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에서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랜달 슈라이버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 회장(오른쪽)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스콧 스나이더 KEI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참수'한 작전 방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대(對)이란 군사작전의 '충격 효과'가 김정은 정권에 심리적 압박을 줄 수는 있으나, 북핵·중국 및 러시아 개입·동맹 피해 위험을 고려할 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지도부 제거' 옵션을 선택하기는 훨씬 더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의 정책 커뮤니티에서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방위비 분담금과 연합훈련 중단 등으로 진통을 겪었던 동맹 관계가 이재명 정부 들어 '조선업 협력'과 '핵 잠수함 논의' 등 보다 호혜적이고 현대화된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김정은 싱가포르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가진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 "김정은은 하메네이가 아니다"…워싱턴 전문가들이 꼽은 대북 군사옵션 불가론

엘렌 김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 담당 국장은 3일(현지시간) KEI가 워싱턴 D.C.에서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와 함께 개최한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NDS)과 인도·태평양 의미'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김정은이 지금 정말 겁에 질렸겠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는 있지만, "이란과 북한은 상당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 국장은 먼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지목하며 미국이 군사 옵션을 택하는 것은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러시아의 후견을 들었다. 김 국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작전의 비용과 파장을 키운다고 했다.

김 국장은 이어 지정학적 구조와 동맹 피해 가능성이 김정은 '참수' 작전을 어렵게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 및 군사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는 바로 그곳에 있다"는 점이 북한 지도부 제거는 곧 동맹국 대규모 피해 위험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1994년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전략적 공격'을 검토했을 때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반대했고, 미군 내부에서 '1억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평가가 거론됐다고 상기시키며 지금 상황도 당시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그 옵션(참수 작전)을 고려하기는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쓰미 유키(辰巳由紀) IIPS 선임연구원도 "북한 정권의 붕괴나 한반도의 대규모 혼란은 일본에 재앙적인 상황"이라며 한국에 거주하는 수많은 일본인의 안전과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일본 정부가 정권 교체를 독려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카라카스 관저에서 전격 체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했고, 이어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테헤란의 관저를 공습해 하메네이를 제거하자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군사 옵션을 결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EI 세미나
제니퍼 홍 미국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 선임 국장(왼쪽부터)·엘렌 김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 담당 국장·다쓰미 유키(辰巳由紀) IIPS 선임연구원·마이클 마자 IIPS 선임연구원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KEI에서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NDS)과 인도·태평양 의미'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청구서 갈등'서 '조선업 협력'으로…한미동맹, 비용 논쟁 넘어 실용 파트너십으로

전문가들이 이날 세미나에서 미국과 한국·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과의 관계를 평가하는 키워드는 '단절'이 아니라 '연속과 진화'였다.

다쓰미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구상이 '혁명이 아니라 연속과 진화'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랜달 슈라이버 IIPS 회장은 이날 대담에서 현재 한미동맹의 '서사'가 문재인 정부 때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슈라이버 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은 매우 어려운 관여였다"고 회고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어하는 데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시했고, 이는 연합 훈련 중단과 방위비 분담금 갈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이재명 정부에서는 한미동맹이 '서로 필요로 하는 관계'라는 '호혜적 서사'로 이동하고 있다고 슈라이버 회장은 평가했다.

슈라이버 회장은 "지금은 우리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호혜적 담론이 주를 이룬다"며 최근의 조선업 협력을 그 상징적인 사례로 꼽고, 동맹이 대중국 억지 구도뿐 아니라 산업·공급망 기반의 상호 이익 구조로도 재정렬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방위비 분담금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면, 이제는 조선업 협력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메네이
이스라엘 방위군(IDF)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테러 정권 본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장면이라면서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AFP·연합
하메네이 관저
1일(현지시간) 공개된 이란 테헤란 소재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관저 복합 단지 위성 사진./로이터·연합
◇ '한국, 모델 동맹'의 양날의 검…인정받은 '자주국방' 의지, 돌아올 '책임의 청구서'

김 국장은 미국 국방부가 1월 23일 공개한 '2026 NDS' 문맥에서 거론되는 '모델 동맹(model ally)' 담론을 두고 한국 내 반응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등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 한국을 모델 동맹으로 지정한 것을 '한국이 미국의 기대치를 충족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 특히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3~5% 수준으로 증액하겠다고 약속하고,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의지를 보인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김 국장은 "이러한 지정이 더 높은 기대치와 추가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동이나 다른 지역에 집중하는 사이, 한국이 지역 안보에서 더 큰 '지분'을 지라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NDS에는 이스라엘만이 '모델 동맹'이라고 규정돼 있다.

마두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이 1월 5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두시키기 위해 헬기에서 연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전작권 전환 논의…'더 큰 책임' 요구와 맞물려

한국 측 '동맹 진화'의 구체 의제로는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이 핵심으로 부상했다. 김 국장은 전작권 전환이 진보 정부에서 '국가 주권' 문제로 인식돼 왔고, 이 대통령도 이를 '핵심 국방정책 목표'로 제시해 왔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의 '더 큰 책임'을 요구해 온 만큼 원칙적으로는 전작권 전환이 미국의 이해에 부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조건 기반의 '3단계 검증'과 연합훈련 축소가 평가에 미칠 영향 등으로 인해 한·미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의 중국과 '적절한 평화'…대만 억지 약화인가, 실용적 공존인가

세미나에서는 NDS에 등장한 중국과의 '적절한 평화(decent peace)'라는 표현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렸다.

마이클 마자 IIPS 선임연구원은 이 문구가 미국이 아시아에서 오랫동안 유지해 온 '우월적 지위(preeminent position)'와 배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만 문제를 포함해 미·중의 핵심 이해관계가 근본적으로 충돌한다며 '적절한 평화'가 전략적 모호성을 넘어 대중 억지 의지를 약화시키는 신호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국장은 이를 '대결이 아닌 힘을 통한 억지'라는 틀 안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의미라면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실용적', '국익 기반' 대중 관계 기조와도 양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쓰미 선임연구원은 일본 정부는 수사보다 실제 정책과 행동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미 및 미·일 동맹은 물론 한국·호주 등과의 안보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적절한 평화'에 대한 최악의 해석을 상쇄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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