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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美서 친환경 픽업트럭 시동… 25% 고관세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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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09. 28. 17:16

작년 판매량 65% ↑… 시장 급성장
전용 플랫폼으로 추격자 한계 극복
중형 모델 추진·GM과 공동개발 등
수익성 개선 위해 '픽업' 본격 확장
고율 관세에 발목 잡힌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 돌파구로 '픽업트럭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은 전 세계 픽업트럭의 절반 이상이 소비되는 최대 격전지로, 최근에는 친환경 트렌드에 힘입어 전동화 픽업트럭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미국 친환경 픽업트럭 판매는 처음으로 연간 3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동화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면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2030년까지 토요타 타코마급 중형 픽업트럭을 내놓을 계획이며, 기아는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형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또 지난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2028년까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소형과 중형 픽업트럭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픽업트럭 라인업이 수년 안에 현대차 싼타크루즈, 기아 타스만 등 2종에서 5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에서 무려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관세 협상 후속 조치가 늦어지면서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생산 확대와 미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모델 강화 전략을 추진하는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워즈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픽업트럭 판매량은 285만3786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의 17.9%를 차지했다. 전 세계 판매량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져 1~8월 누적 판매는 204만6821대다. 전년 동기보다 10.9% 늘었다.

문제는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이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브랜드와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며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전통 강호들과 정면 승부하기보다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친환경 픽업트럭 시장을 공략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친환경 픽업트럭은 28만950대로, 2023년 대비 64.6% 증가했다. 전기 픽업트럭은 9만1899대, 하이브리드 픽업트럭은 18만9051대가 팔렸다. 친환경 픽업트럭 판매는 매년 증가세다. 2021년 전체 픽업트럭 판매에서 친환경 모델 비중은 1.7%에 불과했지만, 2022년 10만대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 20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1~8월에도 21만1947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늘었다. 올해는 연간 판매 3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친환경 모델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이 현대차·기아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전기차와 같은 전동화 분야에 강점이 있어서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기차 모델은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 선정 10대 엔진에 4년 연속 선정되며 미국에서 인정받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올해 대형 차량에도 사용할 수 있는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 시장은 미국 소비자 정체성과 직결돼 있는 영역"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단기간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친환경 픽업트럭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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