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LG, 글로벌 사우스 공략 드라이브… ‘HVAC·가전’ 주도권 쥔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29010015270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9. 28. 17:26

인도·사우디 등 신흥국 선점 가속화
네옴시티 내 냉각솔루션 협력 논의
현지 매출 16.3조… 전년 대비 13%↑
남반구의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인 '글로벌 사우스'를 차세대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힌 조주완표 LG전자의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주력인 가전과, 신무기로 자리매김한 냉난방공조(HVAC)를 필두로 B2C부터 B2B, 정부간거래(B2G)에 이르기까지 중동을 포함한 관련 시장 공략을 현실화하는 중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는 네옴시티 내 건설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냉각 솔루션 공급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구체적인 사업 확대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28일 LG전자에 따르면 조주완 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을 만나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네옴시티는 서울 면적의 44배(약 2만6500㎢)에 달하는 사우디의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다. LG전자는 에어컨 등 가전을 비롯, 냉각솔루션 공급 건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LG전자는 이달 사우디 유통 기업 셰이커 그룹, 데이터 인프라 기업 데이터볼트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데이터볼트가 네옴시티에 짓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에 열관리솔루션 파트너로서 협력하는 내용이다.

LG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앞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강조해 온 글로벌 사우스 공략의 일환이다. 인도, 사우디, 브라질 등 남반구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풍부한 인구과 가파른 경제성장률 등에 따라 새로운 공급망으로 각광받고 있다. LG전자도 급격한 통상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글로벌 사우스로 눈을 돌린 상태다.

조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사우스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지역으로 삼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링크드인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에서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기회를 구축하는 것이 LG전자의 성장 전략"이라고 언급하며 주도권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사우스 공략의 주축은 HVAC와 가전이다. HVAC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AI 인프라 투자에 따라 수요가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은 2023년 584억 달러에서 2028년 61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점쳐진다.

글로벌 사우스 역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HVAC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HVAC 전담 조직 ES사업본부를 신설한 후, 같은 해 사우디에 축구장 130개 규모 복합시설을 한 번에 냉방할 수 있는 고효율 칠러를 납품했고 올해 4월에는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HVAC 솔루션을 공급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사우스를 타깃으로 HVAC 시장 현황과 자사 기술력을 소개하는 'LG HVAC 리더스 서밋'을 수차례 개최하며 판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선진국 대비 가전 보급률이 낮은 글로벌 사우스를 겨냥해 현지 가전 생산거점 확대에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 첫 삽을 뜬 인도 스리시티 가전공장이 대표적이다. 인도 내 세 번째 가전공장으로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을 합한 연간 생산능력은 500만대 이상이다. 기존 두 개 공장을 더하면 연간 140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높아지는 시장 장악력은 실적 확대로 이어지는 중이다. LG전자 글로벌 사우스 소재 법인 인도·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브라질의 지난해 매출은 16조33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13%가량 늘어난 수치이며, 전체 매출 성장률 6.6%와 비교해도 두 배가량 높다.

LG전자 측은 "글로벌 사우스에서의 선제적인 수주 확보는 향후 현지 사업 기회 확대를 위한 전략적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