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이후 비미국권 수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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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 관세 정책 이후 세계 수출 물동량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관세 정책 발표 직후 1주일간 세계 수출 물동량은 전주 대비 25.9% 급증했다. 이는 관세 시행 전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폭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관세가 실제 시행된 이후 1주일간 물동량은 20.8% 감소하며 증가폭을 상쇄해 선수출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분석은 미국의 8대 주요 수입 대상국(중국·캐나다·멕시코·독일·일본·대만·베트남·한국) 항만의 일간 출항 데이터를 활용해, 관세 정책 16개 발표 시점과 11개 시행 시점의 변화를 추적한 결과다.
보고서는 "이번 변화가 단기적이고 제한적이지만, 올해 2~3월처럼 관세 정책 발표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효과가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발표와 시행 사이의 기간이 짧아 신규 생산보다는 기존 재고 이동이 중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관세 조치가 단기적으로 세계 수출 물동량을 늘렸지만, 세계 수출과 미국 수입의 흐름은 엇갈렸다. 지난해 10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부터 취임일(올해 1월 20일) 전까지는 관세 불확실성으로 세계 수출 물동량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같은 시기 미국 수입은 급증했다.
하지만 4월 2일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와 4월 9일 10% 보편관세 시행 이후에는 상황이 반전됐다. 미국의 수입 수요가 위축돼 월 2% 미만의 성장세로 둔화된 반면, 세계 수출은 미국 외 국가를 중심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반도체, 의약품을 비롯해 관세 부과가 검토중인 품목의 경우 단기적으로 선수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당 기업은 안정적인 재고 및 원부자재 관리뿐 아니라 환율 및 해상운임의 단기 급등에 대비한 체계적인 리스크 헷징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