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은 김치에 진심입니다. 한국 배추로 만든 전통 김치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할 것입니다."
최근 찾은 전북 익산 왕궁면 국가식품클러스터 입구에 위치한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에서 김홍재 글로벌김치생산기술파트장이 이같이 말했다. 풀무원은 2019년 대지면적 9175평(3만329㎡)과 건축면적 2340평(7767㎡) 규모의 대형 공장을 완공했다. 이곳은 절임부터 포장까지 전 공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로, 사물인터넷(IoT)센서와 전자태그(RFID) 설비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풀무원이 김치공장을 익산에 자리잡은 이유는 글로벌 시장 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익산은 정부가 지정한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된 곳으로 식품 연구개발과 생산, 유통, 수출을 위한 식품산업단지다. 풀무원 측은 국내외 식품기업들과 연구소가 모여 글로벌 진출 역량과 노하우를 공유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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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 국내산 배추를 보관하는 모습./이창연 기자
입고된 재료가 담긴 박스에는 '국내산' 표시가 크게 쓰여 있었다. 풀무원은 주원료인 배추를 국내에서 수급한다고 밝혔다. 겨울에 해남 해풍을 맞은 배추를, 그 이외 계절엔 준고랭지에서 배추를 수급한다. 부재료인 마늘과 고춧가루도 철저하게 계절적으로 생육이 잘된 지역의 원재료 위주로 사용하며 이러한 재료들은 입고되는 즉시 현장에서 품질관리자가 점검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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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이물질 검사가 진행 중인 모습./이창연 기자
공장 내 모든 라인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수출용 김치를 주력으로 매일 생산이 진행돼 기계는 끊임없이 움직였다. 라인별로 설치된 센서와 자동화 설비는 1분마다 데이터를 확인해 이물질 혼입 등을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특히 풀무원의 '김장독 쿨링시스템'은 냉장 설비 시뮬레이션을 통해 김치 숙성에 최적화된 습도와 공기 흐름을 365일 만들어낸다.
풀무원은 품질을 연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매일 10톤(t)의 국내산 배추를 투입하며 디파렛타이저라는 로봇 설비로 박스에서 자동으로 분리한다. 배추 심지 제거와 절단된 배추의 이물질 제거도 기계가 담당한다. 풀무원은 "총 6가지 이물 제어 공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공정 하나를 더 추가해 이물을 최소화하는 품질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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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탈수' 공정이 진행되는 모습./강혜원 기자
'자연 탈수' 역시 풀무원의 차별화를 보여준 공정이다. 세척한 김치를 탈수하는 곳인데 기계 대신 온도 시스템이 설비된 공간이었다. 관계자는 "타 공장과 달리 우리는 김치에 최적화된 온도와 습도를 조성해서 자연적으로 탈수한다"며 "이 방법이 배추의 물리적 손상을 최소화하고, 김치의 식감과 맛을 더 좋게 만드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탈수를 마친 배추는 부원료와 함께 자동화 기계로 버무려진다. 이후 사람의 손을 거쳐 배합 상태를 점검하고 빙온창고로 옮겨져 숙성된다. 창고에는 제품명, 숙성도, 혼합 일자 등 구체적인 정보가 담긴 식별표가 붙어 있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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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이 제품 검수·재포장을 진행하고 있다./강혜원 기자
포장 라인은 총 4개의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공장 내 인력 50%가 이 과정에 투입된다. 제품의 마지막 과정이기 때문에 공수가 필요하다는 게 풀무원의 설명이다. 각 라인은 형태와 용량에 따라 나뉘며 기계가 라벨을 제작하고 부착한다. 이 과정에서 기계가 수행하기 어려운 미세한 수작업은 근로자들의 손을 거쳐 검수하고 재포장된다. 특히 발효식품의 특성상 진공 상태 유지가 중요해 근로자들은 포장을 마친 제품을 재점검하고 빙온창고 보관했다.
직원의 만족도 역시 중요 요소로 뒤따랐다. 공장 내 직원 식당은 조망이 좋은 곳에 큰 창문이 설치돼 있다. 풀무원 자사 브랜드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식단표를 배정하고 공장에서 직접 만든 김치가 식판에 오르기도 했다. 관계자는 "위생과 더불어 작업자 만족도는 공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식단도 작업자분들이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도록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장 지어진 이래로 5년째 무사고"라고 덧붙였다.
풀무원 관계자는 "김치 맛은 원재료의 신선도와 계절적인 관능이 좌우한다"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국내 대표 한국 김치로, 언제 어디서든 먹어도 시원한 발효 감칠맛과 깔끔한 김치 풍미를 구현하도록 제조한다"고 말했다.